알카에다가 꾸민 ‘미스터 바그다디’ 잡으려 1년 헛심
미군이 1년 넘게 붙잡으려고 애썼던 이라크 저항세력의 지도자 ‘미스터 바그다디’는 알카에다가 꾸며낸 가공의 인물로 밝혀졌다.
케빈 버그너 미군 대변인은 18일 “알카에다가 후원하는 ‘악명 높은’ 이라크 저항세력으로 알려진 ‘이라크이슬람국가’ 지도자 알바그다디가 가상의 인물이란 믿을 만한 진술을 확보했다”며 “그동안 알바그다디가 인터넷으로 발표한 성명은 나이 많은 성우가 대신 읽었다”고 말했다. 알바그다디의 목소리는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됐으나 사진이 공개된 적은 없었다. 미군은 지난 4일 이라크 북부 모술에서 붙잡은 오사마 빈라덴의 연락책 칼리드 알마시하다니를 심문하다 ‘알바그다디는 알카에다 지도자 알마스리가 꾸며낸 인물’이란 진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버그너 대변인은 “이라크이슬람국가란 저항세력도 알카에다가 이라크에서 간판으로 내세운 실체없는 조직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라크이슬람국가는 지난 2월 ‘치밀한 전략으로 미군 헬기를 공격했다’며 미군 헬기 격추 장면 동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기체 결함으로 헬기가 추락했다’고 주장하던 미군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그동안 이 조직의 지도자를 ‘미스터 바그다디’로 부르며 대대적인 체포작전을 벌였던 미군은 알카에다의 심리전에 속아 헛힘만 쓴 셈이다. <뉴욕타임스>는 18일“미스터 바그다디가 미군의 집중 공격을 피할 수 있었던 능력이 밝혀졌다. 그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며 허술한 미군의 정보능력을 꼬집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