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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국 첫 ‘유시시 활용’ 대선후보 토론

등록 2007-07-24 20:13수정 2007-07-24 22:24

미국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선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23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시태델군사학교에서 <시엔엔>(CNN)과 유튜브, 구글이 주최한 민주당 대통령후보 토론회 도중 휴식시간에 자리에서 일어나 서로 지나치고 있다. 찰스턴/AP 연합
미국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선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23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시태델군사학교에서 <시엔엔>(CNN)과 유튜브, 구글이 주최한 민주당 대통령후보 토론회 도중 휴식시간에 자리에서 일어나 서로 지나치고 있다. 찰스턴/AP 연합
노래로 세금 질의…눈사람 분장 온난화 따져

‘형식파괴’로 젊은층 참가 높여…“열띤 토론 없다” 비판도

“온라인 비디오가 2008년 미국 대선의 정치지형을 바꾸는 새로운 도구로 자리매김했다.”

온라인 공간에서 비디오 공유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유튜브’와 케이블방송인 〈시엔엔〉이 공동주최한 23일 민주당 대선주자 토론회는 인터넷, 특히 온라인 비디오의 ‘정치 혁명’으로 불릴 만하다. 1960년 리처드 닉슨과 존 에프 케네디의 토론에 텔레비전이 도입된 이후 새 매체에 의한 최대의 변화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에서 열린 이번 토론회는 언론인이나 전문가들이 패널로 참여했던 기존 토론회와 진행 방식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2시간 동안 후보들에게 제시된 30여개의 질문은 유튜브 사용자들이 사전에 응모한 2300개 이상의 비디오 클립 가운데 〈시엔엔〉 정치팀이 엄선한 것들이었다. 〈시엔엔〉이 질문을 사전 선정한 데 대해 유튜브 이용자들의 반발이 없지 않았지만, 〈시엔엔〉은 칸영화제의 방식을 채용해 격리 생활한 비디오 선정팀이 질문들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웹캠 등 다양한 기구를 활용해 제작한 비디오 속의 질문은 이라크전과 전국민 의료보험 등 주요 현안에 관한 게 많았다. 그러나 그동안 대선 토론회에선 제기되지 않았던 어린이 성교육, 동성애 결혼 등에 관한 질문도 적지 않았다. 노래로 세금 문제를 제기한 질문자, 눈사람으로 등장해 지구온난화에 대해 질문한 사람, 방사선 치료로 머리카락이 하나도 남지 않는 암환자, 자동소총을 ‘애기’라고 부르며 총기규제 문제를 제기한 젊은이 등 파격적이거나 재기 넘치는 새 질문 방식은 신선한 관심을 끌었다.

진보적 정치인들에게 새 미디어 활용을 권장해온 피터 레이든은 “〈시엔엔〉이 질문을 사전 선정한 것은 신구매체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한 좋은 첫 출발”이라며 “평균적인 미국인들뿐 아니라 인터넷 환경에서 성장한 젊은 세대의 정치 참여를 높인 새로운 접근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형식 파괴에 비해 토론에 참여한 토론자들의 태도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는 비난도 없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후보들이 자주 질문의 논점을 지나치고, 후보간의 열띤 토론은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토론이 회수를 거듭하면서 토론을 통한 지지도 변화를 예상하기 힘들게 됐다. 이런 점에서 이번 토론회는 형식 파괴를 통한 하나의 ‘이벤트’에 불과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이날 토론에서 후보간의 차별성이 가장 잘 드러난 사례는 ‘대통령이 된 첫 해에 북한, 이란, 시리아, 베네수엘라, 쿠바의 지도자들을 만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버락 오마바 상원의원은 “이들 나라와 대화하지 않는 것이 벌주는 것이라고 보는 건 웃기는 얘기”라며 회담 의사를 분명히 했다. 신중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적국과 대화하지 않는 부시 행정부”를 비판하면서 단호한 외교방식을 주장했지만, “선전 목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확답은 피했다.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은 ‘김정일을 만나겠는가’란 질문에 대해 힐러리의 의견에 동의하면서 “정상회담 전에 선전에 이용되지 않도록 사전 외교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날 토론회는 왼쪽에 서 있는 후보의 장단점을 얘기하라는 의외의 주문으로 폭소와 박수로 마무리됐다. 공화당은 오는 9월17일 플로리다에서 유튜브를 이용한 같은 형식의 토론회를 벌일 예정이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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