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걔들은 어리사 프랭클린을 모르더라구요.”
콜로라도에 사는 메그 던은 미국판 ‘싸이월드’인 마이스페이스나 페이스북에서 만난 ‘젊은 친구’들이 ‘솔 음악의 여왕’을 몰라준 게 못내 서운했다. 그는 이제 ‘멀티플라이’에 자신과 친척의 사진을 게시하며 다른 ‘친구’들을 만들고 있다. 이곳에선 건강 문제가 가장 중요한 화제다.
7800만명에 이르는 미국 베이비붐 세대를 겨냥한 온라인 네트워킹 서비스가 떠오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마이스페이스 등 기존의 서비스가 10~20대 고객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멀티플라이 외에도 이온스(Eons)나 리줌(Rezoom) 등이 관심을 끌고 있다. 붐제이(Boomj), 부머타운(Boomertown) 등은 이름부터 베이비붐 세대의 접속을 호소한다.
이런 네트워크 서비스에 대한 벤처캐피털과 대기업들의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멀티플라이는 지난주 마이스페이스 투자기업인 밴티지포인트 벤처스로부터 1650만달러 투자를 유치했고, 샤스타 벤처스는 아직 시험단계인 ‘티비디’에 480만달러를 투자했다. 높은 시장성이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베이비붐 세대의 인구 규모는 10대 인구의 3배다. 고령화가 가속되고 있어 중장년층 인구가 갈수록 늘어나게 된다. 이들의 상당수는 컴퓨터와도 친숙하다. 은퇴 전 이미 직장에서 실무를 통해 컴퓨터를 익혔다. 55살 이상 가운데 컴퓨터 이용 인구는 18~34살 컴퓨터 이용자 수와 맞먹는다는 통계도 있다. 더 나은 서비스를 찾아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어린’ 고객들에 비해, 진득하게 한 사이트에 오래 머무는 중장년층의 스타일 또한 매력적이다.
이온스에 매일 1~2시간 접속한다는 마사 스타크스(52)는 “난 이곳에서 이혼을 상의했고, 언제 다른 사람을 만나도 될지 의논했다”며 “이런 문제를 스무살짜리들과 얘기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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