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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3차대전 피하려면…” 부시 또 섬뜩한 ‘엄포’

등록 2007-10-18 20:18수정 2007-10-18 21:01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17일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손짓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17일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손짓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
이란 핵개발 의혹 겨냥 “이스라엘 파괴하려 들어”
푸틴 러 대통령 “평화핵 용납돼야” 발언 맞불인 듯
‘깡패국가’ ‘악의 축’ ‘폭정의 전초기지’ 등의 섬뜩한 표현으로 반미 성향의 정부들을 공격해온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제3차 세계대전’을 언급하며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에 강한 경계심을 내비쳤다.

부시 대통령은 17일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지도자는 이스라엘을 파괴하려 한다”며 “제3차 세계대전을 피하고 싶다면, 그들(이란)이 핵무기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지식을 갖추지 못하도록 하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제3차 세계대전 임박설은 한반도와 쿠바 등에서 미-소 양 진영의 갈등이 고조되던 냉전 당시부터 있었다. 최근에는 많은 전문가들이 제3차 세계대전이 발발한다면 근원지는 중동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21세기 들어 이슬람주의 세력의 테러와 대테러전쟁이 끊이지 않으면서, “제3차 세계대전은 이미 시작됐다”는 주장도 미국·이스라엘 등에서 제기됐다.

그렇지만 부시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조처를 고려하고 이 말을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부시 대통령의 발언은 문장 중간에 웃음을 터뜨리는 등 진지한 ‘위협’으로 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이 이런 강경한 표현을 동원한 것은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란을 방문해 이란의 핵개발을 옹호하고 나선 데 대해 강경 대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부시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는 애써 회피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이날 회견에서 지난달 푸틴 대통령과의 만남을 상기시키며, “지난 번 만났을 때 그(푸틴)는 이란이 핵무기를 만들 능력이 없다는 걸 국제사회가 확인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이해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같은 입장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16일 이란에서 열린 카스피해 연안 5개국(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아제르바이잔 포함) 정상회의에 참석해, “평화적인 핵 활동은 용납돼야 한다”며 미국·유럽연합(EU)의 이란 핵무기 개발 의혹 제기에 제동을 걸었다. 푸틴 대통령은 “무력 사용 가능성은 생각도 않는 게 좋다”고 이란을 적극 감쌌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으로부터 ‘핵무기 개발 위장시설’로 비난받아 온 이란의 부셰르 원전 공사에 대해서도 “이 프로젝트에 대한 러시아의 의무를 포기하지 않겠다”며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부셰르 원전은 지난달 가동 예정이었으나, 계약자인 러시아 회사와 공사비 문제로 갈등을 겪어 가동 시기가 지연됐다. 16일 자리를 같이 한 카스피해 연안국 정상들도 “미국이 카스피해 연안국가에 이란 공격을 위한 전초기지를 만드려 시도한다 하더라도 땅을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러시아는 지금까지 이란에 대한 유엔의 제한적 경제제재안을 두 차례 모두 찬성했지만, 추가 제재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란은 줄곧 핵무기 개발설을 부인하며 전력 생산을 위해 핵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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