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북-시리아 핵협력설 ‘집요한 부채질’

등록 2007-10-21 18:57

ABC 등 미 언론, 한달반 이상 의혹 보도 지속
NYT ‘시리아 핵시설 북한 설계’ 단정 뒤 정정
강경파 ‘중유지원 불가’ 딴지·협상 제동 속뜻

지난달 9일 이스라엘의 시리아 동북부 사막지역에 대한 공습 이후 미국 주요 언론들을 중심으로 한달반 넘게 북한-시리아 핵 협력 의혹 보도가 계속되며,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이비시〉(ABC) 방송은 19일 익명의 미국 고위관리를 인용해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가 지난 초여름 시리아의 핵시설 사진을 확보해 미국에 군사행동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미국은 핵시설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공습을 주저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 관리는 이 시설이 두꺼운 철근콘크리트 강화벽을 가진 대형 원통형으로 건설 중이었고, 설계나 건설이 북한의 전문적 기술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관리는 북한이 확보한 흑연감속로 기술이 아닌 “경수로 원자로”라고 언급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시리아의 초기 핵시설이 ‘북한의 설계에 의한 것”이라는 단정적인 보도를 했으나, 18일 이를 정정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9일 미국과 이스라엘 관리들을 인용해 시리아가 공습받은 시설의 잔해 철거에 나섰다며 이는 시설의 성격과 이용계획 등에 대한 사찰을 교란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했다.

최근 미국 언론의 이런 보도는 ‘비밀 분류’와 ‘첩보사항’이라는 이유로 익명을 요구하면서도 핵 의혹 시설임을 단정하는 미국 고위관리들만을 인용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미국 언론들은 이스라엘의 사진 첩보가 전달된 이후 부시 행정부 내에서 상당한 이견이 존재했다는 점을 함께 전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공습을 궁극적으로 반대하진 않았지만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긴급한 위협이 없이 선제공격을 가하는 데 우려했다는 것이다. 반면 딕 체니 부통령을 중심으로 한 백악관 내 대북강경파들은 이 정보를 북한과 핵협상 뿐 아니라 중동평화협상에 시리아를 포함시키는 외교전략을 재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특히 체니 부통령은 대북중유 제공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회에서도 하원 외교위의 공화당 간사인 일리아나 로스-레티넌 의원과 정보위의 피터 획스트러 의원은 20일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를 통해 등 시리아 관련 의혹이 풀리지 않는 한 중유제공은 불가하다면 딴지를 걸고 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연말까지 불능화와 신고를 목표로 설정한 북핵 협상의 성과를 평가하고 대북 중유공급을 승인해 협상파들의 손을 들어준 상황이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시리아 공습에 대한 입장을 묻는 백악관 기자단의 집요한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이런 점에서 지난달 북핵 6자회담에 앞서 터져 나오기 시작한 북한-시리아 핵 협력설 보도는 대북 강경파들이 북핵협상에 제동을 걸려고 정보를 흘리고 있다는 분석이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위성사진을 통해 이번 핵 협력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에이피〉 통신이 19일 보도했다. 또 오는 25일에는 하원 외교위 산하 동아태환경소위와 테러·비확산·통상소위가 공동으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를 증인으로 출석시켜 6자회담과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를 계기로 북한-시리아 핵 협력설에 대한 논란이 어느 정도 매듭이 지어지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러시아, 중국 에어쇼에서 스텔스 전투기 첫 수출 계약 1.

러시아, 중국 에어쇼에서 스텔스 전투기 첫 수출 계약

BBC가 본 수능 “세계서 가장 힘든 시험…사회적 지위 결정” 2.

BBC가 본 수능 “세계서 가장 힘든 시험…사회적 지위 결정”

일본 왕실서 남편과 ‘반전·반성’ 목소리 냈던 ‘유리코 비’ 별세 3.

일본 왕실서 남편과 ‘반전·반성’ 목소리 냈던 ‘유리코 비’ 별세

아기 하마 ‘무뎅’ 치명적 귀여움…매일 1만명이 보러 온뎅 4.

아기 하마 ‘무뎅’ 치명적 귀여움…매일 1만명이 보러 온뎅

‘장관으로 가 복수하리라’…벼르는 트럼프 국방·법무·복지장관 지명자 5.

‘장관으로 가 복수하리라’…벼르는 트럼프 국방·법무·복지장관 지명자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