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 소송’ 판사 재임용 탈락

로이 피어슨

워싱턴 심사위 “다음주 통보”

수선을 맡긴 바지를 분실했다는 이유로 한인 세탁소 주인에게 5400만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던 로이 피어슨(57·사진) 워싱턴 디시 행정법원 판사가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3일 보도했다.

시 재임용심사위는 22일 시 대법원에서 90분간 비공개 논의를 거쳐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위원회 업무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신문은 전했다. 이 소식통은 “결정통보 서한이 작성될 때까지는 최종적으로 해임이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이 결정은 다음주 초 당사자에게 공식 통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심사위원회는 지난 8월 ‘바지 소송’ 판결 직후 2년 임기의 판사직 재임용이 거부될 수 있음을 통보했고, 이번 결정은 피어슨이 직접 참석한 두 차례의 청문회와 그의 업무 및 판사로서의 적합성에 대한 검토를 거친 뒤 내려졌다.

이날 시 위원회의 공식 발표는 없었다. 대신 위원장인 로버트 리스비 시대법원장은 “아직 숙고 중”이라고 밝혔다. 시 위원회는 29일 재소집될 예정이다.

피어슨은 이번 결정에 대해 일체 답변을 거부했다. 10년 동안 행정판사로 재직한 피어슨은 시 항소법원에 항소할 수 있다. 피어슨 판사는 비용 10.50달러의 수선을 위해 맡긴 바지를 분실한 한인 세탁소 주인 정진남씨를 상대로 터무니없는 손해배상을 요구하다 패소했다. 그는 정씨가 소송비용 배상 요구 철회와 화해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복해 항소한 뒤 아직 소송을 취하하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5월 2년의 판사 임기가 만료된 뒤 연봉 10만달러를 받는 행정법원 고문으로 일해 왔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