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허커비
쇼맨십·도덕성 앞세워 표몰이…2위 롬니 턱밑 추격
지난 8월 미 아이오와주 공화당 예비투표에서 예상밖의 2위를 할 때까지만 해도 거의 무명에 불과했던 마이크 허커비(52) 전 아칸소 주지사의 상승세가 ‘썰렁한’ 공화당 후보 경쟁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허커비는 내년 1월3일 첫 코커스(당원대회)가 열리는 아이오와주에서 선두주자인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2%포인트까지 근접 추격했다. 또 1월29일 예비선거가 치러지는 플로리다주에서도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에 이어 2위로 부상했다. 이런 추세는 전국 지지율에도 반영돼, 여론조사기관 라스무센의 26일 조사에선 롬니에 2%포인트 뒤진 13%로 3위를 기록했다.
허커비는 또다른 아칸소 주지사 출신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닮은 점이 많다. 아칸소주에서 주민 1만명에 불과한 조그만 소도시인 ‘호프’(Hope)에서 태어났고, 클린턴만큼이나 달변이다. 침례교 목사에서 정치에 투신한 허커비는 유세장에서 스스럼없이 사냥 얘기를 하고 학교 밴드와 어울려 베이스 기타를 연주할 정도로 쇼맨십과 붙임성이 풍부하다. 액션배우 척 노리스와 찍은 텔레비전 광고는 많은 유권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민주·공화 양당의 후보들을 통틀어 가장 정직하고 도덕적인 후보로 평가받는다. 프레드 톰슨에 실망한 복음주의자 등 전통 보수층의 지지를 흡수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외교정책에 대한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다른 후보에 비해 형편없이 적은 선거모금액으로는 전국적 선거운동이 쉽지 않다. 이런 점에서 그가 공화당 후보 자리를 거머쥐지는 못하겠지만, 롬니에 쏠리던 표를 뺏아 줄리아니에게 어부지리를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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