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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차베스 ‘사회주의 도시’ 관건은 경제위기 극복

등록 2007-11-28 21:05

빈민 10만명 규모 ‘자급·환경’ 표방…식료품·환율 폭등 대책 필요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북쪽에 위치한 ‘카르미노 델 로스 인디오스’의, 원시림이 가득찼던 산중턱엔 아파트 건설을 위한 기초공사가 한창이다. 남미의 전설적 혁명가 시몬 볼리바르의 후예를 자처하는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21세기 사회주의’를 위해 전국에 건설 중인 ‘사회주의 도시’의 시범공사 현장이다.

‘카르비아’로 이름붙은 이 도시는 카라카스의 서쪽 빈민가 주민들을 중심으로 인구 10만명을 수용할 예정이다. 자급자족적이고 환경친화적인 도시를 지향하는 이들 도시는 쿠바 건설회사들과 농산복합도시 건설 경험이 있는 벨로루시의 기술 자문을 받아 진행되고 있다. 이곳에 건설될 공장과 농장들은 최근 베네수엘라에서 실험되고 있는 많은 국영 중소기업들처럼 사장이나 관리자 없이 노동자들이 운영하게 된다.

차베스의 야심찬 ‘21세기 사회주의’ 실험은 무엇보다 국내 경제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독일 주간 <슈피겔>은 지적했다. 또 <워싱턴포스트>는 27일 현재 베네수엘라 경제가 앞선 사회주의 계획경제 국가들이 실패한 전철을 밟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식료품값 통제 정책으로 식료품들의 콜롬비아 밀수가 활발하다. 우유 품귀 현상으로 우유 한병 값이 암시장에서 위스키 한병 값으로 뛰었고, 닭고기와 설탕 등을 사기 위해 몇시간씩 줄을 서야 하는 형편이다. 2003년부터 환율이 달러에 고정됐지만, 인플레이션으로 암시장의 달러 환율은 공식 환율의 3배에 이른다.

국내경제의 붕괴를 막는 유일한 버팀목은 100달러까지 폭등한 석유 가격이다. 베네수엘라 경제전문가 오를란도 오초아는 “경제적으로 볼 때, 내년 중반에는 한차례의 위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베스는 당장 다음달 2일, 대통령 연임 제한을 없애고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강화한 헌법 개정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다. 수천명의 대학생들이 주요 도시에서 연일 격렬한 개헌 반대 시위에 나서고 있어, 차베스의 사회주의 실험이 이 과정에서 좌초될 가능성도 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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