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서 처음 1위 올라
유머 등 호감…지지도 상승
유머 등 호감…지지도 상승
2008년 미국 대선 후보 예비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마이크 허커비 공화당 후보(52·사진)가 당내 지지율에서 선두로 올라선 여론조사가 나왔다.
여론조사기관인 라스무센의 5일 발표를 보면, 허커비는 20%의 지지를 얻어 17%에 그친 루돌프 줄리아니를 처음으로 눌렀다. 지난 3일 같은 여론조사에서는 허커비의 지지율이 17%로, 줄리아니를 3%포인트 차이로 뒤쫓는 형국이었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13%로 공동 3위였다. ‘제2의 레이건’을 꿈꾸던 프레드 톰슨 전 상원의원은 10%로 5위로 내려앉았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지지율이 5%를 밑돌던 허커비는 뛰어난 유머감각과 언변, 어려운 어린 시절을 부각시켜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으로 자신을 포장하는 능력 등으로 지지를 급속히 끌어올렸다. 특히, 톰슨에 실망한 공화당의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이 최근 허커비 쪽으로 한꺼번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대선의 풍향계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면, 그가 대세몰이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허커비 열풍이 일시적인 현상을 넘어 미국 대선 판도를 가를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조지 부시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 확산과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에 대한 관심 때문에 그동안 민주당이 대선 국면을 유리하게 이끌어 왔지만, 허커비가 혜성처럼 등장하면서 유권자들이 공화당에도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라스무센의 여론조사는 다른 기관과 적지 않은 차이를 보여, 조사의 신뢰성에 의문이 나오고 있다. 갤럽과 〈유에스에이투데이〉가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공동으로 한 조사에선, 줄리아니가 지지율 25%로 여전히 1위였으며, 허커비는 9%포인트 뒤졌다. 같은 기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 〈블룸버그〉의 조사에서도 줄리아니는 23%, 허커비는 17%였다. 라스무센은 최근 민주당 경선에서 버락 오바마가 힐러리 클린턴을 앞선다는 여론조사를 유일하게 내보내기도 했다. 허커비가 ‘순간 폭발력’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자금력과 조직력이 취약해 돌풍을 계속 끌고나갈 뒷심이 달릴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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