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새바람’ 갈망 오바마·허커비 급상승 탄력
2008년 미국 대선의 초반 경선판도에 ‘변화와 희망’의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의 공통점은 변화에 대한 희망을 얘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바마 바람은 최초의 흑인 대통령에 회의적이었던 흑인들의 표심을 바꿔놓고 있다. 아이오와·뉴햄프셔에서 백인 유권자들의 오바마 지지 증가를 지켜본 남부 지역의 흑인들이 오바마 지지로 돌아서고 있다. 특히 흑인 유권자가 절반을 차지하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흑인들의 오바마에 대한 지지가 급상승하면서 아이오와에 이어 또 한곳의 ‘힐러리랜드’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빌 클린턴 대통령의 선거참모였던 딕 모리스는 오바마와 힐러리의 대결 구도는 1960년 초선의 상원의원이었던 존 케네디와 “경험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던 노회한 정치인 리처드 닉슨의 구도와 닮음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경험을 앞세운 쪽이 패배했다고 강조했다. 빌 클린턴의 주장은 1992년 경험이 일천했던 자신이 아버지 조지 부시를 상대로 ‘변화의 코드’로 승리했던 점을 잊고 있다는 것이다. 빌 클린턴의 적극적 지지자였던 짐 스플레인(민주·포츠머스) 하원의원은 “1992년 만났던 힐러리와 지금의 힐러리는 너무 다르다”며 “그는 우리를 내려다보고 얘기하려 하고 있고, 아이디어보다는 경험을 얘기하고 미래보다는 과거를 얘기한다”고 지적했다.
공화당에서 허커비의 지지 급상승도 그가 주장하는 변화와 희망의 메시지에 대한 답변이다. 정통보수의 대안 후보로 떠오른 그는 국가안보 등 큰 이슈 보다는 소득격차,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포퓰리즘적인 소매정치로 유권자들을 파고 들고 있다.
<엠에스엔비시>의 정치부장인 척 토드는 “미국민의 70%는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며 “두 사람의 급부상은 미국민들 사이에 흐르는 반워싱턴의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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