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블룸버그
양당 일부 중진 7일 회의서 “출마 촉구”…사실상 창당 발기모임
제3의 대선후보로 거론돼온 마이클 블룸버그(65·사진) 뉴욕 시장의 출마가 가시화해, 연말 대선의 중대 변수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블룸버그 시장은 민주·공화당의 일부 원로급 중진들을 중심으로 오는 7일 오클라호마대학교에서 양당의 주요 후보들에게 이전투구를 종식시킬 ‘거국내각’ 구성을 촉구하는 회의에 참석한다. 사실상 그의 대선 도전을 지지하는 발기모임이자 제3후보의 창당준비모임 성격이다.
회의 소집자인 민주당 상원의원 출신인 데이비드 보렌 오클라호마대 총장은 “양당의 주요 후보들이 두달 내에 초당적인 협력정신을 받아들이고 미국이 당면한 근본적인 도전에 대처하겠다는 태도를 안보이면 블룸버그 시장에게 출마를 촉구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에 밝혔다.
회의 소집자들을 보면, 민주당 쪽에서 보렌 총장을 비롯해 샘 넌, 찰스 롭 전 상원의원과 대선후보로 나섰던 게리 하트, 공화당쪽에서 척 헤이글 상원의원, 빌 블록 전 당의장, 존 댄포스 전 상원의원, 크리스틴 토드 휘트먼 전 뉴저지 주지사 등 초당적인 후보추천위를 방불케 한다.
<포브스>에 따르면 블룸버그 시장은 2007년 현재 115억달러의 재산을 보유해 미국내 34위, 세계 142위의 부자이다. 무소속 출마에 따른 대선비용 5억달러를 거뜬히 부담할 수 있는 재력이다.
2005년 뉴욕시장에 재선한 그는 대선출마를 부인하는 공개성명을 내놓고도 주변 인사들에게 은밀하게 대선출마를 준비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1년 뉴욕시장 출마 당시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당적을 바꾼 그는 지난 6월 공화당을 탈당했다. 폐쇄했던 개인사이트를 올해 대선을 겨냥해 ‘마이크2008닷컴’으로 이름을 바꿔 최근 재개설했다.
민주·공화 양당을 두루 거친 블룸버그는 사회문제에 진보적이고 재정운영에선 보수적인 양날의 칼을 지니고 있다. 양당의 표를 고루 잠식해 1992년 대선에 무소속 출마한 억만장자 로스 페로가 얻었던 19% 이상을 득표할 가능성이 높다. 그의 출마가 기정사실화 될 경우 2008년의 대선 판도는 크게 뒤흔들릴 수 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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