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성장률 연1% 머물러…대선 의식 감세정책 가능성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과 국제유가 급등으로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한층 커지자 조지 부시 대통령이 경기부양책을 내놓겠다는 뜻을 비쳤다.
부시 대통령은 3일 <로이터> 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집을 잃고, 비싼 기름값을 내야 할 사람들이 염려스럽다”며 “어떤 경기부양책이든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미국인들은 이라크 전쟁 만큼이나 경기침체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경기침체를 예상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연 1% 수준으로, 이전 분기 4.9%에 견줘 크게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부시 대통령은 “경제의 펀더멘털(기본)은 강하다”며 자신감을 보였으나, 위기감이 고조되자 앞장서 특별대책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쪽에서 “부시 침체”라는 용어까지 사용하며 경제 실정을 비난하고 나선 것도 부시를 움직였다.
<뉴욕타임스>는 부시 행정부가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해온 감세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내다봤다. 에드 길레스피 대통령자문관은 최근 “올해 대통령이 가장 주안점을 둘 일 가운데 하나는 감세안이 지속되도록 하는 정책”이라며 “소비자와 투자자들이 세금감면의 지속을 의심케 해선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민주당 쪽에서 ‘더이상의 세금 감면은 안 된다’며 버티면 반사이익을 볼 수도 있을 것으로 백악관은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들은 부양책 발표 시기와 관련해, 28일 연두교서 이전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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