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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흑인 대통령 진짜 나오나’

등록 2008-01-06 20:08수정 2008-01-07 09:11

미 대선 민주당 경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4일 뉴햄프셔주 내셔아에서 열린 유세에서 딸 첼시와 함께 소개받고 있다. 나슈아/AP 연합
미 대선 민주당 경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4일 뉴햄프셔주 내셔아에서 열린 유세에서 딸 첼시와 함께 소개받고 있다. 나슈아/AP 연합
힐러리 지지 흑인 지도자들 ‘곤혹’…일반 흑인사회는 반색
버락 오바마 민주당 상원의원의 돌풍에 미국 사회가 웅성거리고 있다. ‘설마’로만 인식되던 흑인 대통령의 탄생 가능성이 지난 3일 아이오와 당원대회(코커스)에서 눈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아이오와는 흑인이 2%에 지나지 않는 백인 밀집지역이어서 그 충격은 더욱 컸다.

미국인들 스스로도 놀라는 분위기다. <에이피>(AP) 통신은 5일 ‘오바마의 승리는 미국이 인종차별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인종 경계를 넘어서 미국이 사상 첫 흑인 대통령을 받아들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도 이날 “미국인들이 인종에 대한 경직된 사고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흑인사회는 잔칫집 분위기다. 흑인들은 “아이들에게 배우라고 할 성공한 사람이 운동선수나 음악가밖에 없었지만, 이제 인생에서 큰 꿈을 가지라고 말할 수 있는 인물이 생겼다”고 말한다.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지지를 보내던 흑인 지도자들은 고민에 빠졌다. 흑인 대통령은 불가능하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해 몇백년간의 인종차별을 깨는 역사적 순간에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게 아니냐는 근본적 물음이 고개를 든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들의 상당수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지원을 바탕으로 성장해, 그동안 신세진 빚을 외면하기 어려운 게 고민이라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한 지지자가 3일 아이오와 당원대회(코커스) 경선 뒤 오바마의 승리가 예상된다는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디모인/AP 연합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한 지지자가 3일 아이오와 당원대회(코커스) 경선 뒤 오바마의 승리가 예상된다는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디모인/AP 연합
오바마의 돌풍에는 ‘흑백 유권자를 넘나드는 매력’이 자리잡고 있다. 흑인임을 강조하거나 백인을 ‘적’으로 배척하지 않는 전략이다. 과거 흑인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 등의 적대적 태도는 전체 인구의 13%에 지나지 않는 흑인에 다가갈수록 더많은 백인 유권자의 표를 잃었다. 오바마가 ‘순수 흑인’이 아닌 점도 백인의 거부감을 줄이고 있다. 그는 케냐 출신의 흑인 아버지, 캔사즈주 출신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멀리 블랙 에모리대 정치학 교수는 “오바마는 백인들이 죄책감을 느끼게 하지 않는다”며 “그는 흑인 후보가 아니라, 후보인데 마침 흑인인 것으로 자리매김을 했다”고 평가했다.

오바마의 첫 승리에 미국이 놀랐지만, 회의론은 여전히 만만찮다. ‘진짜 가능할까’라는 의문은 사라지지 않는다. 20대의 직장인 에보니 안소니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나는 흑인 대통령이라는 ‘동화’를 믿고 싶지만, 모든 미국인이 동의할 것으로 믿지 않는다”며 “현실이 되기에는 아직 너무 멋진 이야기”라고 말했다. “오바마가 당선 뒤 암살되지 않고 살아남기를 바란다”는 말까지 나온다. 오바마가 인종차별주의자들의 위협으로 대통령 후보 가운데 가장 먼저 신변 경호를 받은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진정한 인종의 용광로가 될 것인가? 다음 시험대는 8일 뉴햄프셔 예비선거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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