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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눈물’이 ‘바람’보다 셌다

등록 2008-01-09 20:04수정 2008-01-10 08:14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8일 밤 미국 민주당의 뉴햄프셔주 예비선거에서 승리한 직후 지지자들의 환호 속에 활짝 웃고 있다. 맨체스터/AP 연합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8일 밤 미국 민주당의 뉴햄프셔주 예비선거에서 승리한 직후 지지자들의 환호 속에 활짝 웃고 있다. 맨체스터/AP 연합
[뉴스분석] 미국 뉴햄프셔 민주 경선 힐러리 승리
중산층 백인.여성 결집…3%p차 오바마 돌풍 잠재워

힐러리의 얼굴에 다시 웃음이 돌아왔다. 메가톤급 오바마 열풍에 밀려 중도사퇴가 거론될 지경까지 몰렸던 힐러리는 뉴햄프셔 주에서 더없이 소중한 승리를 거둬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 꿈을 되살렸다. 거침없이 휩쓰는 듯했던 오바마 바람은 배수진을 친 힐러리의 강력한 저항에 부닥쳐 주춤하는 모습이다.

8일(현지시각), 11월 미국 대선 후보를 뽑는 뉴햄프셔 주 예비선거(프라이머리)에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39.2%를 얻어 36.4%에 그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약 3%포인트 차이로 힘겹게 따돌렸다. 공화당 쪽에서는 아이오와 당원대회(코커스)에서 4위에 머물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37%로 승리해, 경선은 더욱 혼전 양상을 띠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최고 10%포인트 이상 뒤졌던 힐러리가 역전에 성공한 것은 충성도가 높은 전통적인 백인 민주당원과 여성들의 적극 참여 덕분으로 풀이된다. 힐러리는 민주당원과 여성에서 각각 45%와 47%를 얻어, 33%와 34%를 얻은 오바마를 압도했다. 특히 여성이 전체 투표자의 57%를 차지해, 힐러리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전통적 당원과 여성들의 결집에는 힐러리의 감성적 호소가 적중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열풍을 지켜만 보던 이들이 벼랑 끝까지 내몰린 힐러리의 눈물 섞인 호소에 강력한 응집력을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보수적인 분석가들조차도 힐러리가 선거 전날 눈물을 보이며, 경쟁 후보들로부터 무차별 공격을 받고 얼마나 고뇌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내, 많은 동정표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오바마에 정면대응으로 전환한 것도 주효했다. 힐러리 진영은 오바마가 부르짖는 변화에 대해 “실천력이 없는 잘못된 희망” “동화 같은 얘기” 등으로 공박했다. 무엇보다 뉴햄프셔 주의 지역적 특성이 반영된 결과란 평도 있다. 미국 식민과 건국의 출발이 된 뉴잉글랜드 지방의 전통을 그대로 간직한 뉴햄프셔 주가 아직 흑인 대통령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백인이 주민의 95%이고 흑인은 1%에 불과한 뉴햄프셔 주는 환경 등 사회문제에서는 진보적인 성향을 보이면서도, 국가안보 등 미국의 정체성 부분에서는 보수적 성향을 보였다. <엠에스엔비시>(MSNBC)의 선거분석가 하워드 파인맨은 “뉴햄프셔 주 유권자들은 대선 후보 결정에 대한 논의를 끝내지 않고 새롭게 시작하길 원했다”고 평가했다.

아이오와 주와 뉴햄프셔 주의 경선을 통해 힐러리와 오바마의 전선은 비교적 분명해졌다. 힐러리가 ‘안정적 변화’를 선호하는 전통적 민주당원들의 마음을 좀더 사로잡느냐, 아니면 오바마가 ‘바꿔 열풍’에 온몸을 던지려는 젊은 무당파를 더 많이 끌어들이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맨체스터(뉴햄프셔)/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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