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인종문제 발언 비난
아내 힐러리의 대통령 당선을 위해 발벗고 나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 진보적 인사들의 시선이 싸늘해지고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얼굴을 붉히면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인종 문제를 본격 제기하고 나선 이후 당내 진보적 인사들이 오바마 지지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최근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한 워싱턴 엘리트들의 비난의 강도가 퇴임 직전 무더기 사면을 했을 때를 방불케 하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클린턴을 ‘첫 흑인 대통령’으로 치켜세웠던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소설가 토니 모리슨도 이날 오바마 지지를 선언했다.
클린턴 행정부의 초대 노동부장관을 지낸 로버트 라이시 캘리포니아대학 교수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구시대의 가장 나쁜 면을 부각시킨 선거운동에 분노보다는 슬픔을 느낀다”고 적었다. 힐러리 지지를 선언한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모린 다우드도 “대통령이 되려는 첫 여성이 결승에 끌어다 달라고 남편에게 그렇게 공개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는 “민주당을 인종별로 편가르기하고 있는 클린턴 집안은 더러운 승리를 택한 게 분명해 보인다”며 “열렬하게 클린턴을 지지했던 골수 민주당원들의 뺨을 때리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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