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달 텍사스·오하이오 ‘사활’
20%P 이상 이겨야 격차 좁혀
20%P 이상 이겨야 격차 좁혀
한때 미국 민주당의 대선 경선의 선두주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벼랑끝에 섰다. 다음달 4일 치러질 텍사스·오하이오주의 경선은 그에게는 사활이 걸린 싸움이다.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21일 해외거주자들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도 힐러리를 이겨 11연승을 거뒀다. 민주당은 글로벌 프라이머리를 통해 대의원 7명을 뽑는다. 힐러리의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일 텍사스주 유세에서 “텍사스와 오하이오에서 이기지 못한다면, 힐러리는 후보가 될 수 없다”며 지지를 읍소했다. 그의 말은 힐러리의 후보 선출 가능성에 대한 가장 솔직한 평가다.
힐러리는 “오바마가 몇 주 동안 잘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선거운동이 전진하고 있다며 불퇴전의 결의를 비쳤다. 그는 자신이 “말이 아닌 일로 보여주는 후보”라며 오바마 때리기의 강도를 높였다.
텍사스와 오하이오 승리의 여세를 몰아 4월22일 펜실베니아를 따내면, 대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게 힐러리 진영의 마지막 기대다. 힐러리 진영은 19일 전략회의에서 앞으로 2주동안 오바마의 약점을 집중 부각하고, 후보 토론회에서 힐러리의 강점인 정책적 혜안을 보여주는 전략을 세웠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또 이 기간, 오바마에 대한 언론의 검증이 집중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계산도 하고 있다. 하지만 오바마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를 둘러싸고는 내부에서 설전이 한창이라고 <엠에스엔비시>는 전했다. 이 사안은 민주당을 분란의 소용돌이로 몰아갈 소지가 많기 때문이다.
힐러리 진영은 마지막에 총력을 쏟았던 위스콘신의 패배가 선거자금 열세에서 비롯했다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지지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선거자금 기부를 독려하고 있다. 선거광고에서 4대1의 열세를 보인 전철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에이피>(AP) 통신 집계를 보면, 오바마는 지금까지 대의원 1178명, 힐러리는 1024명을 확보했다. 이전보다 격차가 더 벌어져, 힐러리는 이후 경선에서 20%포인트 이상의 대승을 거둬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시엔엔>(CNN) 방송의 울프 블리처 앵커는 “온갖 추문과 역경을 딛고 1992년·96년 대선에서 승리했던 빌 클린턴이나, 연고 없는 뉴욕에서 2000년 상원의원에 당선된 힐러리의 과거를 돌이켜보면 텍사스와 오하이오에서 힐러리 승리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엠에스엔비시>의 척 토드 정치부장은 “오바마의 상승세는 92년 클린턴의 상승세와 유사하다. 경험을 앞세우는 힐러리의 선거운동은 2004년 존 케리보다는 낫지만, 2008년보다는 2004년에 맞는 선거운동 방식”이라며 오바마의 낙승을 점쳤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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