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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힐러리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막판 대공세

등록 2008-02-26 20:15수정 2008-02-26 20:17

힐러리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막판 대공세
힐러리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막판 대공세
선거팀, 논란 끝 고상함 대신 ‘네거티브’ 채택
사기 저하 막고 오하이오 지키려 ‘전의’ 다져
“오바마, 부끄러운 줄 알라”
“내 견해 왜곡한 전단뿌려”
“그는 위선적…경험 모자라”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벼랑끝에 몰린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오바마 때리기에 총력을 쏟고 있다. 26일 미니 슈퍼화요일(3월4일)을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토론회에서 치열한 비방전이 예상된다.

힐러리는 25일 “외교정책에 대한 경험도 지혜도 없는 대통령이 빚은 비극적 결과를 목격했다”며 오바마를 ‘조지 부시 대통령의 민주당판’으로 몰아붙였다. 그는 이날 워싱턴의 조지워싱턴대학에서 외교정책 연설을 통해 자신은 “준비된 후보”라고 강조하면서 오바마의 ‘외교 무지’를 부각시키려 애썼다. ‘악의 축’ 나라와도 무조건 대화하고 알카에다를 추적하기 위해 파키스탄에 미군을 파견하겠다는 오바마의 발언은 현명하지 못하며 충동적이어서 나라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민주당의 경선 선두주자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오른쪽)이 2006년 8월27일 케냐 북동부 시골마을 와지르에서 부락 원로들한테서 선물받은 원주민 의상을 입어보고 있다. 케냐는 오바마 아버지의 출신지다. 와지르/AP 연합
미국 민주당의 경선 선두주자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오른쪽)이 2006년 8월27일 케냐 북동부 시골마을 와지르에서 부락 원로들한테서 선물받은 원주민 의상을 입어보고 있다. 케냐는 오바마 아버지의 출신지다. 와지르/AP 연합
힐러리는 23일 오하이오 유세에선 오바마 진영이 자신의 의료보험과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에 대한 견해를 왜곡한 선거전단을 발송했다며 “공화당 칼 로브의 수법을 딴 전략을 부려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오바마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며 “26일 오하이오 토론회에서 오바마의 선거전술과 행동에 대해 분명하게 따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오바마가 반대하던 외부단체의 선거광고를 활용하는 것은 “위선적”이라고 질타하는 등 파상공세의 고삐를 죄었다. 25일 공개된 아프리카 전통의상 복장의 오바마 사진과 관련해, 오바마 진영이 “민주당을 분열시키는 행위”라고 비난하자, 분열적이라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맞받았다. 오바마 진영은 힐러리 진영이 기독교 신자인 오바마를 이슬람 신자인 것처럼 오도하기 위해 사진을 언론에 흘렸다고 주장했다.

힐러리의 이런 태도는 21일 텍사스주 토론의 고상하고 정중한 발언과는 대조적이다. 네거티브 전략을 두고 힐러리 진영 내부에서 고성이 오갈 정도의 격론이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힐러리는 다른 방법으로는 역전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 이는 텍사스·오하이오 승리에 이은 장기전을 대비해 전의를 북돋우려는 조처이기도 하다. <뉴욕 타임스>는 24일 11연패 뒤 3월4일 이후 후보 사퇴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힐러리 진영의 사기가 떨어져 일부 참모들이 선거운동에 거리를 두는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런 노력에도 힐러리의 열세는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시엔엔>(CNN)이 22~24일 벌인 텍사스주 여론조사에서는, 46% 대 50%로 처음 역전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퀴니피액대학이 21~24일 벌인 오하이오주 여론조사에선 51% 대 40%로, 여전히 우위를 지켰다. 그러나 그 격차는 줄어드는 추세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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