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대선주자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지난 1일 로드아일랜드 프로비던스에서 유세 도중 연설하고 있다. AP 연합
후원자인 부동산업자 사기혐의 재판…부적절 거래 논란
2008년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는 버락 오바마(46) 상원의원이 오랜 후견인의 사기혐의 재판으로, ‘미스터 클린’ 이미지에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오바마의 후견인이었던 시카고의 부동산사업가이자 요식업자인 안토인 레즈코(52)의 사기 및 알선수재 등 혐의에 대한 재판이 3일 시작됐다. 오바마와 레즈코의 관계에서 부정행위가 드러난 것은 없으나, 오바마가 포함된 시카고 민주당 정치권의 부패가 폭로될지 주목된다. 지난달 오바마는 2004년 상원의원 출마 당시 레즈코와 그의 주변 인물들로부터 받은 정치헌금의 절반에 달하는 16만달러를 자선재단에 서둘러 기부하며 레즈코와 관계 단절을 시도한 바 있다.
오바마가 2005년 시카고에서 집을 구입할 때 레즈코의 부인도 그 옆 집을 구입했다. 오바마는 나중에 시세보다 싼값으로 그 땅의 일부를 넘겨받았다. 최근 오바마는 주택구입 전에 레즈코와 함께 둘러본 사실을 시인했다. 레즈코의 기소장을 보면, 레즈코가 기부한 정치헌금의 일부는 부당이득금에서 지불됐고, 적어도 한명 이상에게 오바마 선거자금 기부를 종용한 뒤 대신 그 돈을 변제해 줬다. 레즈코가 주지사에서 전달한 요직임명 희망자 명단에는 오바마의 집을 거래한 부동산업자도 포함됐다.
레즈코는 1990년 하버드법대생이던 오바마에게 자신의 주택개발회사에 일할 것을 제안한바 있고, 1995년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에 출마 때에는 후원금을 전달하는 등 오바마의 정치입문 초창기부터 강력한 후원자였다. 오바마는 워싱턴의 부패정치를 비판했지만, 정작 자신의 출신지역인 시카고의 부패문제에 대해선 언급한 적이 없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오바마의 선거진영에도 상당수의 로비스트들이 일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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