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 판결
일반인들의 접근을 막은 채 미국 캘리포니아 말리부 해변의 풍광을 독점해온 할리우드 억만장자들의 ‘그들만의 생활’이 깨지게 됐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함께 영화·음반 제작사 드림웍스를 설립한 데이비드 게펜은 시민단체 ‘모든 이에게 접근권을’(엑세스 포 올)과의 22년에 걸친 법정 공방 끝에 지난주 자택이 있는 말리부 해안 카본 비치의 백사장 통행로 열쇠를 내놓았다고 영국의 주간 <옵저버>가 17일 보도했다. 게펜은 해안가 통행로를 개방하지 않는다면 하루 1천달러의 벌금을 내놓아야 한다는 캘리포니아 법원의 결정이 내려지자 열쇠를 내놓았고, 30만달러의 법정 소송 비용도 부담하기로 했다.
최고급 주택가로 꼽히는 말리부 해변에는 게펜뿐 아니라 스필버그, 밥 딜런, 더스틴 호프만,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톰 행크스 등 수많은 스타들이 살면서 자기 집앞 백사장에 높은 담장을 쌓는 바람에 해안가 전체가 사실상 출입금지 구역이 된 상태였다.
소송을 이끈 이 단체는 다른 4곳에서도 비슷한 개방 요구를 하고 있어 이번 판결의 파장은 확산될 전망이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