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주자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3일 텍사스주 보몬트 유세장에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보몬트/AP 연합
‘미니 슈퍼화요일’ 오하이오서 힐러리 여론 앞서
오바마에 공세 강화…메케인, 후보 확정될 듯
오바마에 공세 강화…메케인, 후보 확정될 듯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슈퍼화요일 이후 11연패에 몰린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4일 ‘미니 슈퍼화요일’에서 전승하지 않아도 경선 참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힐러리는 이날 텍사스주 등에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면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이제 막 몸이 풀리기 시작했다”며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전체 득표와 대의원 확보면에서 오차 범위 안에 있다. 오하이오는 이번 경선 승리의 핵심이며 내일의 결과를 흥분된 마음으로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텍사스와 오하이오 가운데 한 곳에서만 승리해도 경선 참여를 계속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하지만 힐러리가 텍사스 한 주만이라도 잃게 되면 후보 사퇴 압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후보를 사퇴했던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는 2일 그동안 침묵을 깨고 “미니 슈퍼화요일 이후 많은 대의원을 확보한 후보가 최종후보가 돼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번 미니 슈퍼화요일 경선에선 두 후보가 승리를 나눠가질 가능성이 높다. 2일 발표된 텍사스(대의원 193명) 여론조사에서 라스무센과 조그비 등은 1~3%의 오바마 우위, 서베이유에스에이, 인사이더어브밴티지 등은 5~6%의 힐러리 우위를 내놓았다. 오하이오(141명)에선 힐러리가 모두 6~12% 앞서, 오바마의 추격을 다시 뿌리쳤다. 버몬트(15명)에선 오바마가 20% 넘는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고, 로드아일랜드(21명)에서 힐러리가 5~9% 앞서고 있다.
힐러리는 텍사스에서 전체 참여자의 40%를 차지하는 중남미계(히스패닉) 표, 오하이오에선 55% 이상의 여성표와 어려운 경제로 고통받는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표를 기대하고 있다. 오바마는 대학생 등 젊은 유권자들과 흑인, 그리고 공화당원과 무당파들의 적극적 참여를 바라고 있다.
힐러리는 이날도 국가안보와 경제 문제에 준비된 후보임을 강조하며 오바마에게 터진 최근의 악재를 거론하며 공세를 펼쳤다. 오바마는 이런 악재들에 대해 해명하는 등 처음으로 수세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자신의 경제자문이 주미 캐나다대사관과 접촉해 오바마의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 반대가 “선거운동 차원”이라고 언급했다는 <에이피>(AP) 통신의 보도, 자신이 후보가 될 경우 유대인 표가 공화당 쪽으로 몰릴 것이라고 전망한 <뉴욕 포스트>의 보도 등을 놓고 기자들로부터 시달림을 받았다. 그는 특히 후견인이던 시카고의 부동산업자 안토인 레즈코(52)와의 관계에 대해 기자들로부터 집요한 추궁을 받았다.
한편, 민주당과 동시에 벌어질 공화당 경선에선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후보 확정에 필요한 1191명의 대의원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이피> 통신은 현재 1014명의 대의원을 확보하고 있는 매케인이 256명의 대의원이 걸려 있는 4개 주 예비선거에서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