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4일 텍사스주 달라스에서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로 확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부인 신디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달라스/AP 연합
자금·조직 정비 시간 벌어
4일(현지시각) 미국 대선 ‘미니슈퍼 화요일’ 예비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의 승리를 간절하게 바란 공화당 인사는 이날 후보로 확정된 존 매케인(71)이다. 민주당이 치열한 내전에 정신이 없는 사이, 매케인은 11월 본선 준비에 긴요한 시간과 돈을 벌게 됐다.
매케인은 사실 자금과 조직 면에서 상당한 열세에 있다. 민주당 후보와 맞붙으려면 9월 전당대회에서 당 차원의 지원이 결정되기를 기다려야 한다. 지금 당장 전국적 선거조직을 갖춘 강력한 상대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맞대결을 펼치는 것은 매우 부담스럽다.
국민 여론에서도 민주당에 크게 밀린다. 공화당이 상·하원을 민주당에 내준 2006년 중간선거 때만 해도 공화당원과 민주당원의 비율은 36% 대 38%로 엇비슷했다. 그러나 최근 퓨리서치 조사에서 민주당원은 전체유권자의 38%를 유지하고 있지만, 공화당원은 24%로 줄었다. 크게 늘어난 무당파 유권자들도 민주당 성향 55%, 공화당 성향 34%다. 지난달 초 갤럽 조사에선, 민주당 유권자의 79%가 본선 투표 의사를 보인 반면, 공화당원에선 44%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케인이 공화당 후보 가운데선 본선 경쟁력이 가장 높은 편이지만, 민주당 후보에 대항하려면 수적 열세인 공화당원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무당파를 끌어들이는 길 외에는 없다. 민주당이 내부 격전으로 본선에 신경을 쓰지 못하는 지금이 기회가 될 수 있다. 매케인은 4일 공화당 후보를 확정지은 뒤 “새로운 역사”를 다짐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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