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한 힐러리 대역전 꿈꾼다
표심 요동…전국 지지율 반전
“후보되면 러닝메이트 오바마로”
양쪽 진영 네거티브 공세강화
“후보되면 러닝메이트 오바마로”
양쪽 진영 네거티브 공세강화
미국 대선후보 민주당 경선에서 기사회생한 힐러리 클린턴(60) 상원의원이 대역전을 향한 총공세에 나섰다. 4일 미니슈퍼화요일 예비선거의 승리로 기세가 오른 힐러리는 단박에 전국 지지율에서도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앞지르는 등 경선 기류를 급격히 바꿔놓고 있다. 5일 발표된 갤럽과 라스무센의 여론조사를 보면, 힐러리가 48%, 오바마가 43%의 지지를 얻어, 힐러리가 5%포인트 앞섰다. 미니슈퍼화요일 이전 조사에서 힐러리가 최대 12%포인트나 뒤졌던 것과는 판이하다. 미니슈퍼화요일의 승리가 불러온 극적 변화로 보인다. 힐러리는 네 곳 가운데 세 곳에서 이겼지만, 실제 확보 대의원 수의 변화는 미미하다. <뉴욕타임스>의 5일 집계에 따르면, 370명의 대의원이 걸렸던 미니슈퍼화요일 결과 힐러리가 격차를 5~15명 줄이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번 승리가 유권자들에 주는 심리적 영향은 엄청나다. 전국 지지도가 하룻만에 역전된 것이 그 효과를 잘 나타내준다는 것이다. 유권자들의 지지 성향이 이처럼 요동치고 있어, 남은 경선에서 선전을 하면 역전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게 힐러리 진영의 판단이다. 고무된 힐러리는 5일 오전 <시비에스>(CBS) 방송 회견에서 자신과 오바마가 정·부통령 후보를 나눠 맡는 ‘드림 티켓’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그는 드림 티켓에 관한 질문에 “아마도 그런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자신이 대통령 후보가 되면 오바마를 러닝메이트로 지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바마는 같은 뉴스쇼에 출연해 “공동 티켓에 대해 논의하는 건 시기상조”라며, 현재의 대의원 확보 순위를 힐러리가 뒤집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오바마가 일축하긴 했지만, 민주당에선 경선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 후보 단일화 압력은 계속될 전망이다. 힐러리는 현재 우세를 보이고 있는 다음달 22일 펜실베니아주 경선에서 또 한차례 대승을 거둬 오바마 포위 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힐러리 진영은 특히 그동안 펼쳐온 네거티브 공세가 톡톡히 효과를 낸 것으로 평가하고, 더욱 공세적으로 나설 것을 다짐하고 있다. 힐러리 진영은 그동안 오바마가 △국가안보 문제에 준비되지 않은 후보라는 점 △북-미 자유무역협정 재협상에 대한 오락가락한 그의 견해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부패한 후견인과 관계 등을 부각시켜 오바마를 몰아붙였다. 힐러리 진영은 또 오바마 쪽으로 기울어가던 슈퍼 대의원들에게도 펜실베이니아 예비선거 이후로 결정을 미룰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정치전문지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이에 맞서 오바마 진영도 클린턴 부부의 세금 문제, 클린턴 도서관 기부자 명단과 힐러리의 백악관 시절 자료 공개 등을 요구하는 맞불작전을 계획하고 있다. 때문에 이후 민주당 경선은 자칫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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