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286개 ↑…반이민정서 확산 탓
미국에서 반 이민 정서가 확산돼 중남미 출신 이민자들을 겨냥한 ‘증오’단체와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미국 남부빈민법률센터(SPLC)는 10일 ‘증오의 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2000년 602개였던 이민자 증오단체가 지난해 888개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증오범죄의 희생양이 된 중남미 이민자 수가 2003년 595명에서 2006년 819명으로 늘어났다는 연방수사국(FBI)의 통계를 인용해, 반 이민 움직임과 증오범죄 증가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센터의 마크 포톡 국장은 <에이피>(AP) 통신 인터뷰에서 “이민 관련 논의가 추악한 선동으로 변질되면서, 증오단체·범죄가 증가했다”며 “증오범죄의 대다수가 불법 이민자들 때문에 피해를 본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저지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오단체는 주로 캘리포니아·텍사스·애리조나주 등 불법 이민자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된 접경지대에서 늘어났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는 단순 홈페이지나 채팅방까지 증오단체에 포함해, 공공안보에 대한 위협을 과장했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반 이민 정서의 확산으로 이민 억제 법안들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에이피> 통신은 지난해 각 주 의회에 1500건의 반 이민 관련 법안이 제출돼 250여건이 통과된 데 이어, 올해는 첫 두달새 벌써 350건의 법안이 제출됐다고 전했다. 이 법안들은 △불법 체류자에 대한 운전 면허증 발급 제한 △불법 체류자의 고용주 처벌 △관할 경찰과 이민국의 연계 강화 등을 담고 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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