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매케인 상원의원
NYT기자 질문에 버럭 역정
결격 사유·본선 악영향 지적
결격 사유·본선 악영향 지적
2008년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불 같은 성격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매케인은 지난 8일 자신의 전용기에서 수행 취재 중인 <뉴욕타임스>의 여기자에게 역정을 내고 한동안 말씨름을 벌였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는 이 신문의 엘리자베스 버밀러 기자가 2004년 대선 당시 민주당의 존 케리 후보로부터 부통령 제의를 받은 사실에 대해 집요하게 묻자 “미국 사람이면 다 아는 얘기를 왜 묻느냐”며 버럭 화를 냈다. 두 사람의 설전 장면을 담은 동영상은 인터넷을 통해 공개됐다. 경선 기간 그나마 자제력을 보였던 매케인이 ‘성질’을 주체하지 못하고 폭발한 데는, 미모의 여성 로비스트와 ‘부적절한 관계’ 의혹 등 최근 <뉴욕타임스>의 비판적 기사들에 대한 불편한 감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선거전문가들은 화가 나면 큰소리로 막말을 내뱉는 그의 불 같은 성격은 국가지도자로서 결격 사유이자, 본선 경쟁력을 해치는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30년 동안 매케인을 지켜본 타드 코크란 상원의원(공화·미시시피주)은 “성미가 급한 매케인이 대통령이 된다고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해진다”고 말했다. 반면, 지지자들은 최근 그의 성질이 많이 죽었고, 정치적 스타일도 상당히 유연해졌다고 주장한다. 매케인도 자신의 회고록인 <싸울 만한 가치>에서 급한 성격을 인정하면서도 “때론 전략적으로 성질을 이용했다”고 변명한 적이 있다.
민주당이 내부 경선에 집중한 지금은 여유를 보이고 있는 매케인이, 본선에서 민주당의 무차별 공세가 퍼부어질 때 ‘폭발’한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자못 궁금하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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