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뜨거운 비난을 받아온 이라크 침공에 대해, 비싼 대가를 치르긴 했지만 “대테러전쟁에 주요한 전략적 승리의 문을 열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부시 대통령은 20일 국방부에서 25분동안 진행한 이라크전 5주년 기념 연설에서 “이라크에서 목격하고 있는 성공은 부인할 수 없다”며 “미국과 이라크는 사담 후세인이 권력에서 물러난 뒤 더 안전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한동안 이라크에서 미군을 감축할 뜻이 없음도 강하게 시사했다. 그는 “앞으로 놓인 도전은 극단주의자들을 패배시키고 우리가 이룩한 성과들을 공고히 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너무 일찍 군대를 빼면, 그러한 성과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는 물론, 미국 국민 다수의 생각과는 매우 동떨어진 평가다. <유에스에이투데이>와 여론조사 전문기관 갤럽이 지난달 21~24일 미국 성인 남녀 20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조사에선, 응답자의 60%가 철군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회 다수당인 민주당의 스테니 호이어 원내대표는 부시 대통령이 적절한 때 철군을 하지 못하는 등 “이번 전쟁 내내 크나큰 오판을 했다”고 비난했다. 반전 단체인 ‘평화와 정의를 위한 연대’‘무브온’ 등은 이날 워싱턴·뉴욕·마이애미·시카고·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 등에서 다양한 집회를 열어 이라크 침공 이후 사망한 미군 병사들을 추모하고 이라크 주둔 미군의 즉각적인 철수를 촉구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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