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자 흑인 장점 부각…메케인 즉답 피해
콘돌리자 라이스(53) 미국 국무장관의 공화당 부통령 후보 지명설이 힘을 얻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최초의 흑인 또는 여성 후보를 내세울 민주당의 공세를 희석시키는 데는 ‘첫 흑인 여성 국무장관’이라는 기록을 세운 라이스가 적격이라는 판단에서다.
라이스의 부통령 출마설은 그가 지난달 26일 대표적 공화당 지지 단체인 ‘세제개혁을 위한 미국인’이 주최하는 수요 아침모임에 참석하면서 다시 불붙고 있다. 이 보수인사들의 모임에 초청받는 각료들은 부장관 등 대리인을 보내는 게 관례이지만, 라이스는 직접 참석했다. 공화당 선거전략가인 댄 세노는 한 방송 시사 프로그램에서 이런 사실을 공개하며, 라이스가 스스로 부통령 후보로서 선을 보인 것으로 풀이했다. 이 단체의 회장 그로버 노퀴스트는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여성”이라며, 라이스를 부통령 후보로 지지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매케인은 라이스에 대해 “최고의 미국 시민”이라고 칭찬하는 것으로, 부통령 후보 지명과 관련한 답변을 대신했다. 라이스는 8일 기자회견에서 임기가 끝나면 “스탠포드대학으로 돌아갈 것”이라면서도 “매케인은 특별한 미국인이고 뛰어난 지도자이자, 위대한 애국자”라고 매케인의 찬사에 화답했다.
라이스는 본선에서 표를 끌어올 만한 지역적 기반이 없고, 유권자들에게 염증을 자아내는 조지 부시 행정부의 부정적 이미지를 매케인에게 이어줄지 모른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지지도가 60%에 이르는 인기 각료인데다 매케인의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흑인인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이 2000년과 2004년 대선에서 부통령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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