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국대사 지명자인 캐슬린 스티븐스와 그의 아들 제임스. 워싱턴/연합
한국특파원 만난 스티븐스 주한미대사 지명자
한국인과 결혼해 서울서 낳은 아들도 소개
“비자 면제·미국 대사관 이전 앞당길 예정” “의회의 인준을 받게 되면 한-미 동맹 관계가 한층 돈독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캐슬린 스티븐스(왼쪽)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는 9일 오후(현지시각) 워싱턴에서 미 상원 외교위 인준청문회를 마친 뒤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유창한 한국말로 포부를 밝혔다. 한국말을 자유롭게 구사하는 첫 미국 대사가 될 스티븐스는 그러나 겸손하게 “한국에서 일한 지 오래돼 지금 한국말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며 “부임하게 되면 184명의 미국인 대사관 직원 가운데 한국말을 하는 45번째 미국 시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문회에서 “나는 텍사스 목장의 후손”이라고도 소개한 그는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을 강조하며, 네번째가 될 한국 근무에서 한국민과 한국에 대해 많이 배우고 두 나라간 인적 교류와 상호이해 증진에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대학 졸업 직후인 1975∼77년 평화봉사단원으로 충남 예산과 부여에서 영어교사로 활동한 적이 있고, 78년 국무부에 들어가 주한 미대사관 정무과 근무(84∼87년)를 거쳐 부산 미문화원장(87~89년)을 지냈다. “한국에 있을 때 겪은 일들은 내게 너무나 좋은 기억들로 남아 있으며 잊을 수 없는 친구들도 많다. 나는 70년대 한국인들이 성취해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고, 그때 한국에 대한 나의 대단한 애정이 시작됐다.”
특히 그는 첫 인연을 맺은 예산이 ‘제2의 고향’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1월 대사 내정 발표 직후에는 그가 예산중학교에 근무할 당시 사진과 한글 글씨체 등이 공개되며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현재 예산중에는 당시 ‘심은경’이란 한국 이름을 칠판에 또박또박 쓰며 첫인사를 했던 그에게 영어를 배운 학생들 가운데 4명이 교사로 근무하고 있기도 하다. 스티븐스는 “한국의 안정된 민주주의와 한-미간 동맹 파트너십을 고려할 때 한국은 비자면제 협정의 당연한 후보”라며, 최우선적으로 미국 정부의 숙원사업인 주한 미대사관 이전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탈북자를 비롯한 북한의 인권상황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 정부와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선 그가 첫번째 결혼한 한국인 남편과 사이에 서울에서 낳은 외아들 제임스(22·프랭크 올린 칼리지 3·오른쪽)가 어머니의 뒷줄에 앉아 지켜봤다. 청문회가 끝난 뒤 나란히 마이크 앞에 선 모자는 “내 아들은 한국과 미국을 잇는 다리가 되는 법을 일찌감치 배웠다”, “어머니가 주한대사를 할 것으로 기대는 했지만, 막상 지명 소식을 듣고는 무척 놀랐다. 앞으로 한국을 자주 찾고 한국말도 열심히 배울 생각”이라며 밝게 웃었다. 스티븐스 지명자를 “손색없는 대삿감”이라고 특별 소개한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과 제임스 릴리 전 주한대사, 존 키튼 전 평화봉사단 한국소장, 그리고 국무부의 여성 동료 직원들도 청문회에 참석해 그를 응원했다. 한국 체류 경험이 있는 평화봉사단원들은 평화봉사단 출신 첫 주한대사인 스티븐스를 위한 축하행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사진 연합뉴스
“비자 면제·미국 대사관 이전 앞당길 예정” “의회의 인준을 받게 되면 한-미 동맹 관계가 한층 돈독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캐슬린 스티븐스(왼쪽)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는 9일 오후(현지시각) 워싱턴에서 미 상원 외교위 인준청문회를 마친 뒤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유창한 한국말로 포부를 밝혔다. 한국말을 자유롭게 구사하는 첫 미국 대사가 될 스티븐스는 그러나 겸손하게 “한국에서 일한 지 오래돼 지금 한국말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며 “부임하게 되면 184명의 미국인 대사관 직원 가운데 한국말을 하는 45번째 미국 시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문회에서 “나는 텍사스 목장의 후손”이라고도 소개한 그는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을 강조하며, 네번째가 될 한국 근무에서 한국민과 한국에 대해 많이 배우고 두 나라간 인적 교류와 상호이해 증진에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대학 졸업 직후인 1975∼77년 평화봉사단원으로 충남 예산과 부여에서 영어교사로 활동한 적이 있고, 78년 국무부에 들어가 주한 미대사관 정무과 근무(84∼87년)를 거쳐 부산 미문화원장(87~89년)을 지냈다. “한국에 있을 때 겪은 일들은 내게 너무나 좋은 기억들로 남아 있으며 잊을 수 없는 친구들도 많다. 나는 70년대 한국인들이 성취해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고, 그때 한국에 대한 나의 대단한 애정이 시작됐다.”
특히 그는 첫 인연을 맺은 예산이 ‘제2의 고향’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1월 대사 내정 발표 직후에는 그가 예산중학교에 근무할 당시 사진과 한글 글씨체 등이 공개되며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현재 예산중에는 당시 ‘심은경’이란 한국 이름을 칠판에 또박또박 쓰며 첫인사를 했던 그에게 영어를 배운 학생들 가운데 4명이 교사로 근무하고 있기도 하다. 스티븐스는 “한국의 안정된 민주주의와 한-미간 동맹 파트너십을 고려할 때 한국은 비자면제 협정의 당연한 후보”라며, 최우선적으로 미국 정부의 숙원사업인 주한 미대사관 이전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탈북자를 비롯한 북한의 인권상황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 정부와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선 그가 첫번째 결혼한 한국인 남편과 사이에 서울에서 낳은 외아들 제임스(22·프랭크 올린 칼리지 3·오른쪽)가 어머니의 뒷줄에 앉아 지켜봤다. 청문회가 끝난 뒤 나란히 마이크 앞에 선 모자는 “내 아들은 한국과 미국을 잇는 다리가 되는 법을 일찌감치 배웠다”, “어머니가 주한대사를 할 것으로 기대는 했지만, 막상 지명 소식을 듣고는 무척 놀랐다. 앞으로 한국을 자주 찾고 한국말도 열심히 배울 생각”이라며 밝게 웃었다. 스티븐스 지명자를 “손색없는 대삿감”이라고 특별 소개한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과 제임스 릴리 전 주한대사, 존 키튼 전 평화봉사단 한국소장, 그리고 국무부의 여성 동료 직원들도 청문회에 참석해 그를 응원했다. 한국 체류 경험이 있는 평화봉사단원들은 평화봉사단 출신 첫 주한대사인 스티븐스를 위한 축하행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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