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토론서 애국심 문제 등 오바마 압박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의 분수령이 될 펜실베이니아주 예비선거를 6일 앞둔 16일 버락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필라델피아에서 맞붙었다.
대의원 확보에서 뒤진 힐러리는 50일 만에 열린 이번 21번째 토론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오바마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최근 악재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오바마는 그동안의 토론 가운데 가장 어려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토론 시간 90분의 상당 부분이 오바마에 대한 공방에 할애됐다.
오바마는 △담임목사의 미국 비난 설교 △샌프란시코 모금회 실언 △애국심 문제 △과격 단체 회원과의 관계 등에 대해 추궁당했다. 힐러리도 1992년 보스니아 방문 때 저격 위협을 받았다는 거짓말에 대해 공격을 받았지만, 오바마에 비하면 약과였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토론이 힐러리를 몰아세웠던 <엔비시>(NBC) 주최 토론회와는 반대라고 지적했다.
두 후보는 ‘경선에서 지는 후보를 러닝메이트로 지명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서로 먼저 대답하지 않으려 미루는가 하면, “시기상조” “당선에 주력할 때”라며 피해갔다. <엔비시>의 척 토드 정치부장은 “오바마에게 좋은 토론이 아니었지만, 결정타를 날리지 못한 힐러리에게도 훌륭한 토론은 아니었다”며 평가했다.
힐러리는 22일 펜실베이니아 예비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면 새로운 전기를 맞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강력한 사퇴 압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두자릿수로 벌어졌던 이 지역 여론조사 지지율 격차는 다시 한자릿수로 좁혀진 상황이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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