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랜드연구소 조사…다섯 중 한명꼴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경험한 미군이 다섯명 가운데 한명꼴로 정신장애를 겪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미국의 군사·안보 전문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는 이라크·아프간 전장에 파견된 모든 병과의 현역·퇴역 군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와 자료 분석 등을 통해, 30만명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었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전체 조사 대상 미군의 18.5%에 이르는 수치다.
이 연구소의 테리 태니얼리언 연구원은 “이라크나 아프간에서 복무한 미군들은 심각한 건강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며 “적절한 치료가 없으면 이들은 물론 나라 전체에도 장기적으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구소는 장애를 겪은 미군의 절반 정도만 치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에이비시>(ABC) 방송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미군의 극히 일부인 1400명만이 현재 보훈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며 “많은 퇴역 미군들이 여전히 ‘연장된 전장’에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미 국방부는 앞으로 4년에 걸쳐 460만달러의 ‘정신장애 기금’을 조성해 미군을 치료해나갈 계획을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앞서 미국 원호부는 이달 초 이라크와 아프간을 경험한 퇴역 군인 가운데 12만명 정도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으며, 그 절반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라고 밝힌 바 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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