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이란·시리아 지배 용인 않을것” 경고
레바논 내전 재현 위기와 관련해 미국과 이스라엘에서 무력개입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12일 성명을 통해 현 레바논 정부에 대한 지지를 거듭 다짐하면서 “국제사회는 이란과 시리아가 레바논을 지배·통제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14일 이스라엘 방문을 앞둔 부시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 <채널10텔레비전>과 회견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가 민주주의가 싹트고 있는 레바논에서 벌이고 있는 짓을 보라”며 이란을 “중동평화의 최대 위협”이라고 비난했다. 부시는 또 <알아라비아텔레비전>과의 회견에서 사태의 해결을 위한 미국의 군사행동 가능성에 대해서도 “항상 그런 옵션을 갖고 있다”고 말해, 군사행동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미사일구축함 ‘콜’호가 레바논 해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 구축함이 동부 지중해에 있지만, 레바논 사태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서방의 지지를 받고 있는 레바논 정부 여당의 정치인들은 레바논 정부와 군에 대한 미국의 지지 다짐이 너무 늦고 미온적이라고 불만을 표시하며, 시리아가 헤즈볼라에 대한 압력을 행사하도록 시리아에 대한 ‘전술적 공격’ 실행을 촉구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이스라엘 정가에서는 이번 사태를 전쟁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11일 오전에 열린 각료회의에서 하임 라몬 부총리가 “시아파 조직이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 서쪽을 차지한 현 상황에서 레바논은 이제 헤즈볼라 국가로 간주해야 하며, 레바논 정부는 허상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전 참모총장 암논 리프킨 샤하크는 이스라엘 군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헤즈볼라의 합법적 통치 하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 오히려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훨씬 쉽게 공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이 보도했다.
그동안 중립적이었던 레바논군은 13일부터 폭력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해 무력을 동원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헤즈볼라와 정부군 간의 충돌도 예상된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연합뉴스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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