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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매케인 ‘난, 부시와 다르다’고 하는데…

등록 2008-05-18 22:34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특파원 리포트
인기 없는 현직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싶은 마음은 모든 선거직 출마자들뿐만 아니라 같은 당 출신 대선 후보에게도 마찬가지다. 더구나 워터게이트 사건의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보다 낮은 지지율을 보이는 레임덕 대통령인 경우엔 더욱 그렇다.

2008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나설 존 매케인 상원의원도 조지 부시 대통령과 가능한 한 거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지난 16일 부시 대통령이 이스라엘 의회에서 행한 발언은 부시와 매케인이 어쩔 수 없이 한 배에 탄 정치인임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부시 대통령은 이란 등과의 대화를 히틀러와 대화했던 영국의 네빌 체임벌린 총리에 빗대 “유화정책”이라고 비난했다. 이란·북한 등의 적국의 지도자들과 조건 없는 대화 의사를 밝혔던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으나, 오바마 등 민주당 지도부는 외국 의회에서 이런 연설을 한 것은 “잘못된 정치적 공세” “대통령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발언”이라고 일제히 발끈했다. 이라크전 정책에서 부시와 닮은꼴인 매케인도 싸잡아 비난을 받았다.

매케인은 자신이 ‘다른 종류의 공화당원’임을 부각시키려 하고 있다. 매케인은 지난달 공화당이 등한시했던 미국의 소외지역과 계층들을 찾아나선 ‘미국의 잊혀진 지역 투어’를 시작했다.

공화당 후보로서는 이례적으로 2005년 카트리나 피해지역인 뉴올리언스를 방문해 “아주 터무니없고 창피스럽다”며 부시 행정부의 대응을 비판하기도 했다. 매케인은 또 지난 13일에는 오리건주 풍력회사를 방문해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 주류의 기후변화 및 환경정책과 차별된 정책을 공약했다.

부시 대통령도 “나와 거리를 두려하고 있다”고 농담을 할 정도이다. 그러나 매케인의 민심 투어 역시 2000년 부시 대통령의 선거운동 방식을 흉내낸 것이다. 당시 부시는 ‘온정적 보수주의’라는 주제로 선거운동을 시작하면서 역시 뉴트 깅리치 등과 다른 종류의 공화당원임을 부각시켜 성공을 거둔 바 있다.

매케인의 이런 행보는 ‘공화당 내 이단아’라는 명성을 끌어들여 개인의 이미지로 승부를 보겠다는 계산이다.

공화당 지지 성향의 유권자들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무당파 유권자와 중도적 민주당 유권자들에게 다가서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공화당 보수표가 떨어져 나갈 것을 우려해 감세정책 등 부시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라크전과 경제 문제가 최고의 대선 이슈가 된 상황에서 이 이슈들에 대한 매케인과 부시 대통령의 정책상의 차이를 구분해 내기란 쉽지 않다. 아무리 매케인이 부시 대통령과 거리두기에 애쓰고 부시대통령이 뒷전에 물러나 있다고 하더라도, 매케인은 집권할 경우 ‘실패한 부시 3기 정부’가 될 것이란 비난 공세를 피해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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