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이후 미국 쇠고기 리콜 사례
‘O157 오염’ 241톤 유통…6개월새 13건 발생
한국으로 수출 허가를 받은 미국의 한 쇠고기 작업장에서 나온 쇠고기 제품이 병원성 대장균 ‘O157’(E.coli O157:H7)에 오염된 것으로 의심돼 리콜이 진행되고 있다.
2일 미국 농무부 산하 식품안전검사국(FSIS) 홈페이지를 보면,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 있는 ‘네브래스카 비프’가 O157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분쇄육(간고기) 241톤에 대해 리콜에 들어갔다. 리콜 대상 쇠고기는 지난 5월19일~6월24일 네브라스카에서 도축됐으며, 분쇄육 등의 형태로 미국 전국 쇠고기 소매체인인 크로거사와 육가공업체를 통해 유통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P)는 문제의 쇠고기가 미시간주과 오하이오주에서 발생한 35명의 대장균 환자와 관련된 것으로 결론났다고 밝혔다.
오염된 쇠고기를 생산한 작업장은, 우리 정부가 수출 승인을 해준 미국 내 작업장 30곳 가운데 하나로 지난달 26일 고시된 새 수입위생조건에 따라 당장이라도 우리나라에 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곳이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문제가 된 작업장의 분쇄육이 수입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분쇄육이나 쇠고기 가공품 등 소비자들이 익혀 먹지 않을 가능성이 큰 제품에 대해서는 병원성 미생물 감염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검사를 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수입 물량 전체에 대해 병원성 미생물 검사를 하는 게 아니라, 컴퓨터 시스템으로 무작위 추출한 일정 물량에 대해서만 검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병원성 미생물에 오염된 제품을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다. 특히 수입 위생조건 고시 90일 뒤부터는 수출 작업장 승인권이 미국 정부로 넘어가 수출 작업장 수가 대폭 늘어나기 때문에 병원성 미생물 오염에 대한 좀더 철저한 검사 시스템이 요구되고 있다.
O157은 몸속에서 독소를 만들어 출혈성 장염 등을 일으키는 대표적 병원성 대장균이다. 여러 식중독 원인균 가운데서도 전염성이 강하고 잠복 기간이 3~5일로 긴 것이 특징으로,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나 어린이의 경우 감염으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최소 70℃ 이상 온도에서 익혀 먹어야 안전하다.
한편, 지난달 26일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은 소머리가 유통되다가 리콜이 실시되는 등 미국에서 쇠고기 리콜이 잇따르면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올 들어 미국산 쇠고기가 대장균에 오염되거나 광우병 특정위험물질이 포함돼 리콜이 진행 중인 건수는 모두 6건이다. 리콜이 이미 완료된 7건을 더하면 지난 6개월 동안 쇠고기 리콜 건수는 모두 13건으로, 미국 농무부가 집계한 전체 육류 리콜의 60% 가량을 차지한다.
김수헌 류이근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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