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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파트타임 노동자 급증 임금 줄어 ‘생활고’ 시달려

등록 2008-08-01 18:50수정 2008-08-02 00:23

미국의 비자발적 파트타임 노동자 규모
미국의 비자발적 파트타임 노동자 규모
경기침체로 기업들 비용절감 나서
올해 1백만명 이상 늘어 전체 3.7%
“먹고 싶은 게 있어도 참아야 하고 치과 진료는 꿈도 못 꾼다. 식료품 구입에 들어간 카드 빚만 벌써 2천달러나 된다.”

미국의 약국 유통체인점인 ‘월그린’의 직원 마빈 진은 “2주마다 받는 급여가 650달러(약 66만원)에서 550달러(약 56만원)로 삭감됐다”고 말했다. 매주 44시간 풀타임으로 일하던 그는 몇 달 전부터 37.5시간만 일한다. 진은 “(비싼 기름값을 댈 만큼) 차를 몰고 다닐 여유가 없어 교회도 못 다니는 형편”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미국 고용지표의 이면에 비자발적 파트타임 노동자들이 숨어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지난 31일 보도했다. 풀타임에서 파트타임으로 전락한 노동자들이 370만명을 넘어섰는데, 이는 지난 50년 만에 가장 큰 증가세다.

미국의 고용지표는 과거 경기침체기와 비교해 절망적이지 않다. 대량 해고의 태풍이 없고, 실업률도 5.5%로 심각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비자발적인 파트타임 노동자 규모는 지난달 530만명으로, 지난해 동기에 견줘 100만명 이상이 늘었다. 이런 비자발적 파트타임 노동자의 비중은 전체 임금노동자의 3.7%로, 1995년 이래 가장 높다.

미 노동부의 스티브 히플은 “깜짝 놀랄 만한 일”이라며, 주로 히스패닉계 남성과 건설업 노동자가 직접 타격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와코비아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존 실비아는 “파트타임의 증가는 일종의 빅딜”이라며 “경기 침체에도 노동자들은 일을 할 수 있지만, 대신 (근무시간이 줄어) 기존보다 임금을 덜 받게 되는 걸 감수해야한다”고 말했다.

해고는 면했지만 파트타임 노동자로 전락하면서, 극심한 생활고를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덴버 유나이티드 항공의 하역노동자 론 템플도 오후 3시부터 자정까지였던 근무시간이 오후 5시30분부터 밤 10시까지로 줄었다. 점심수당이나 초과근무수당이 날아가, 급여가 2주마다 1350달러에서 570달러로 삭감됐다. 교회에서 파는 빈곤층 물품을 사서 쓰는 그는 “인생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며 “신용카드에 의존해 생활비를 메운다”고 말했다. 그는 자전거를 타고 스타벅스에 가서 무료 인터넷으로 풀타임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 경기가 나빠지면 직원을 해고하고 경기가 회복되면 다시 고용을 늘려왔던 기업들이 보다 효율적 방식으로 인건비를 줄이려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의료보험 등 파트타임 노동자들이 받는 복지혜택은 풀타임에 비해 훨씬 적다.

그러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 더 극단적 조처가 뒤따를 것이란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시카고대학의 고용전문가인 수전 램버트 교수는 “처음엔 근무시간을 줄이는 것으로 시작하게 되지만, 결국엔 대량 해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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