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미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 부부가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조지프 바이든 부부와 손을 맞잡고 콜로라도주 덴버시의 인베스코 풋볼경기장을 가득 채운 대의원과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례하고 있다. 덴버/ AP 연합
오바마 수락연설 뭘 담았나
버락 오바마의 28일 대선후보 수락 연설은 45년 전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연설로 포장돼 있었지만, 안에 담긴 내용은 그보다 훨씬 현실적이었다. 이를 두고 <뉴욕 타임스>는 29일자에서 “고상한 말들을 현실에 안착시켰다”고 평가했다. 핵심은 두 가지였다. 첫째, 지난 조지 부시 행정부 8년에 대한 맹비판이다. 둘째, 중산층과 동고동락할 수 있는 ‘준비된 대통령 후보’라는 확신 심어주기다. 이것은 부시 정권 비판과 구체적 정책 제시로 나타났다.
“정책 실패 8년이면 충분” 변화와 심판 강조
저소득층 세금감면 등 ‘준비된 후보’ 대안 제시 ‘변화’를 화두로 내건 그로서는 부시 정권 8년에 대한 심판 촉구는 당연했다. 그는 “우리 미국은 지난 8년보다는 낫다. 우리는 이것보다는 나은 나라다” “우리는 이 나라를 너무나 사랑하기에, 앞으로의 4년이 지난 8년과 똑같도록 내버려둘 수 없기 때문에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복원해야 할 ‘미국의 약속’에 대해 건국자와 이민자들이 추구한 “자유와 개인의 존엄성”이라고 정의하면서, 이를 복원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적 대안을 제시했다. 오바마는 공화당의 실패한 정책과 이를 답습한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와 대립각을 분명히했다. 곧 이번 선거가 미국의 약속을 저버린 공화당 8년의 계속이냐, 아니면 약속을 복원할 민주당의 새로운 방향이냐는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존 매케인을 부시 정권의 연장으로 규정했다. “매케인은 부시와 90% 같은 표를 던졌다. 부시가 90% 이상 옳다는 매케인의 판단력을 무엇이라고 해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부시=매케인이라는 등식은 앞으로 오바마 본선에서 휘두를 화두로 보인다. 오바마는 미국인의 삶의 고통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갔다. 그는 “이런 도전이 모두 정부가 만든 것은 아니다. 하지만, 파탄 난 워싱턴 정치, 실패한 조지 부시 대통령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직접적인 결과다”라고 지적했다. 변화,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11월4일, 우리는 모두 일어나 말해야 한다. ‘8년이면 충분하다’”에 압축돼 있다. 그는 중산층에 대한 동질감을 드러내는 데 노력했다. 경기 침체로 고통받는 중산층을 지지자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다. 오바마는 “점점 더 많은 미국인들이 직장을 잃고, 더 열심히 일하지만 더 적게 벌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집을 잃었고, 집값이 폭락하는 것을 지켜봤다. 차와 신용카드, 등록금을 감당할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매케인은 미국 노동계층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오바마는 이날 ‘준비된 후보’로서 정책 대안을 조목조목 제시했다. ‘말만 화려할 뿐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서다. △노동계층 95%에 대한 세금 감면 △중동 석유에 대한 의존도 10년 내 종식 △재생에너지 투자에 향후 10년간 1억5천만달러 투자 및 500만개 일자리 창출 △교사 처우 개선과 조기교육 강화 △전국민 의료보험 실시 등이다. 매케인의 정책과 차별화된 이들 정책은 그동안 오바마의 약점으로 지적돼온 저소득 블루칼라 노동자들을 끌어들이는 정책적 유인을 담았다. 자신의 약점으로 꼽히는 대외정책에서도 ‘준비된 후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국가원수로서 나라를 방어하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 “이라크 전쟁을 책임감 있게 끝내겠다”, “21세기의 위협을 부수기 위한 새로운 파트너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최고 사령관으로서의 준비’ 여부를 두고 토론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또 “애국심에는 당이 따로 없다”며 애국심과 국방 문제에 대한 파당적 접근을 비판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매케인에 도전하고, 워싱턴 정치와 미국을 바꾸겠다는 메시지를 강조해 민주당이 바라던 바를 담았다”며 “오바마가 자신의 구체적 정책을 제시하고, 매케인에 맞서 싸울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줬다”고 28일 평가했다.덴버/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저소득층 세금감면 등 ‘준비된 후보’ 대안 제시 ‘변화’를 화두로 내건 그로서는 부시 정권 8년에 대한 심판 촉구는 당연했다. 그는 “우리 미국은 지난 8년보다는 낫다. 우리는 이것보다는 나은 나라다” “우리는 이 나라를 너무나 사랑하기에, 앞으로의 4년이 지난 8년과 똑같도록 내버려둘 수 없기 때문에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복원해야 할 ‘미국의 약속’에 대해 건국자와 이민자들이 추구한 “자유와 개인의 존엄성”이라고 정의하면서, 이를 복원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적 대안을 제시했다. 오바마는 공화당의 실패한 정책과 이를 답습한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와 대립각을 분명히했다. 곧 이번 선거가 미국의 약속을 저버린 공화당 8년의 계속이냐, 아니면 약속을 복원할 민주당의 새로운 방향이냐는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존 매케인을 부시 정권의 연장으로 규정했다. “매케인은 부시와 90% 같은 표를 던졌다. 부시가 90% 이상 옳다는 매케인의 판단력을 무엇이라고 해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부시=매케인이라는 등식은 앞으로 오바마 본선에서 휘두를 화두로 보인다. 오바마는 미국인의 삶의 고통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갔다. 그는 “이런 도전이 모두 정부가 만든 것은 아니다. 하지만, 파탄 난 워싱턴 정치, 실패한 조지 부시 대통령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직접적인 결과다”라고 지적했다. 변화,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11월4일, 우리는 모두 일어나 말해야 한다. ‘8년이면 충분하다’”에 압축돼 있다. 그는 중산층에 대한 동질감을 드러내는 데 노력했다. 경기 침체로 고통받는 중산층을 지지자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다. 오바마는 “점점 더 많은 미국인들이 직장을 잃고, 더 열심히 일하지만 더 적게 벌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집을 잃었고, 집값이 폭락하는 것을 지켜봤다. 차와 신용카드, 등록금을 감당할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매케인은 미국 노동계층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오바마는 이날 ‘준비된 후보’로서 정책 대안을 조목조목 제시했다. ‘말만 화려할 뿐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서다. △노동계층 95%에 대한 세금 감면 △중동 석유에 대한 의존도 10년 내 종식 △재생에너지 투자에 향후 10년간 1억5천만달러 투자 및 500만개 일자리 창출 △교사 처우 개선과 조기교육 강화 △전국민 의료보험 실시 등이다. 매케인의 정책과 차별화된 이들 정책은 그동안 오바마의 약점으로 지적돼온 저소득 블루칼라 노동자들을 끌어들이는 정책적 유인을 담았다. 자신의 약점으로 꼽히는 대외정책에서도 ‘준비된 후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국가원수로서 나라를 방어하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 “이라크 전쟁을 책임감 있게 끝내겠다”, “21세기의 위협을 부수기 위한 새로운 파트너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최고 사령관으로서의 준비’ 여부를 두고 토론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또 “애국심에는 당이 따로 없다”며 애국심과 국방 문제에 대한 파당적 접근을 비판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매케인에 도전하고, 워싱턴 정치와 미국을 바꾸겠다는 메시지를 강조해 민주당이 바라던 바를 담았다”며 “오바마가 자신의 구체적 정책을 제시하고, 매케인에 맞서 싸울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줬다”고 28일 평가했다.덴버/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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