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버락 오바마(왼쪽) 상원의원이 30일 오하이오주 더블린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을 하는 동안 부통령 후보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이 뒤쪽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더블린/AP 연합
[2008 미국대선]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 존 매케인(왼쪽) 상원의원과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새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가 30일 펜실베이니아주 워싱턴의 콘솔 에너지 파크에서 유세 중간에 무대에 나란히 섰다. 워싱턴/AFP 연합
여성·백인 노동자 표심 기대…오바마쪽은 대응 자제
“검증 결과따라 만루홈런이거나 파산이거나…” 평가 11월 제44대 미국 대통령 선거가 인종(흑백)·이념(보혁)·성별(남녀)·세대(노소) 등 다방면에서 전례없는 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변화’를 주장하는 민주당의 버락 오마마(47) 후보와 ‘경험’을 앞세운 공화당의 존 매케인(72) 후보간의 흑백, 보혁 그리고 노소 간의 세대 대결로 압축되던 대선 판도는 공화당 쪽이 젊은 여성인 세라 페일린(44) 알래스카 주지사라는 의외의 카드를 들고 나오면서, 성별대결을 추가했다. 65일 남은 대선판도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게 됐다. 공화당은 미국 주요 정당의 최초 흑인 대선후보인 오바마의 역사적인 후보 수락연설 이후 12시간 만인 29일 오전 페일린 카드를 꺼내들었다. 페일린 카드는 오바마의 바람에 대한 언론의 관심을 돌려놓을 만큼 일단 충격효과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난다. 매케인 쪽은 중앙무대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정치신인을 러닝메이트로 발탁해, 오바마에 대한 언론과 대중들의 관심을 깎아내릴 계기를 잡았다는 점에서 일단 고무된 상태다. 공화당과 매케인 진영의 페일린 카드 선택은 단순히 색다른 부통령 후보를 선택했다는 점을 넘어 앞으로 전개될 미국 대선의 양상을 시사한다. 그가 여성이란 점뿐 아니라, 사회적 이슈에서 정통 보수적인 가치를 견지한다는 점에서 이미 가열되는 보혁대결을 더욱 증폭시킬 것으로 보인다. 또 매케인 진영과 공화당 쪽도 기존 지지층 다지기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 분명하다. 총기협회 평생회원이자 강력한 낙태반대론자인 페일린은 사회적 이슈에서 극단적 보수적 견해를 취하는 복음주의자들의 지지를 끌어들이는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그동안 사회적 이슈에서 공화당의 정통 노선과 약간 다른 태도를 취해 ‘이단아’로 불리는 매케인에 대해 적극적 지지를 보내지 않았다.
민주당 VS 공화당
오바마 진영과 민주당의 전략도 오바마의 후보 수락연설에서 드러나듯, 사회적 이슈에서 진보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으로 맞설 것으로 보여, 이번 대선의 보혁대결은 그 어느 선거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양당은 이번 부통령 후보 선정에서 보이듯, 대선 후보의 단점을 보완하면서도 양자 사이의 극명한 대비를 통해 유권자들의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선거 분석전문가인 스튜어트 로텐버그는 “만루홈런이거나 파산이거나 둘 중의 하나가 될 것”이라며 “그 결과는 며칠 지나면 분명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스티븐 헤스 선임연구원도 “이번 선택을 보면서 매케인이 도박사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말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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