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인, 오바마에 맞서 ‘애국주의적 개혁’ 내걸어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가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변화’ 화두에 정면도전하고 나서, ‘워싱턴의 변화’ 공약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매케인은 4일 공화당 전당대회 수락연설에서 워싱턴 정치의 ‘이단아’라는 자신의 색깔을 버리지 않으면서 워싱턴을 변화시킬 ‘외부의 개혁자’란 이미지를 구축하려 했다. 상대적 강점인 ‘경험’이란 카드 대신 매케인식 ‘개혁’ 카드로 정면승부를 택한 것이다.
이는 오바마의 박빙 우위로 고착되어 온 선거판도를 뒤짚을 선거전략적 계산이 바닥에 깔려 있다. 매케인은 또 조지 부시 행정부 및 현재 공화당과 일정한 선을 그어 ‘매케인=부시 3기’라는 민주당의 공세를 차단하는 효과를 노렸다. 낙태 등에서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사회적 보수주의자인 세러 페일린을 부통령 후보로 선택해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층의 이탈 우려가 줄어든 것도 보탬이 됐다. <뉴욕타임스>는 매케인의 이런 변신은 인기 없는 여당인 공화당 후보를 부정함으로써 활로를 모색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케인은 이를 위해 자신의 초당적 협력 경력을 내세워 당과 특수이익이 아닌, ‘국민을 위해 일할 것’을 강조했다. 매케인식의 ‘애국주의적’ 개혁을 통해 오바마가 표방하는 변화와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다.
전당대회를 통해 매케인의 지도력을 받아들인 공화당은 이번 전당대회 기간 동안 전쟁영웅인 매케인의 경력을 강조하면서 애국주의적 분위기를 띄우면서 ‘국가 우선’이란 선거구호를 전면에 내세웠다.
매케인은 이날 연설에서 경제·사회정책에서도 오바마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상당 부분은 부시 행정부의 정책을 답습하고 있다. 감세와 기업규제 완화, 정부지출 축소, 시장개방과 교역확대 등은 부시 행정부의 정책과 대동소이하다.
매케인의 대외정책도 강경 매파들이 좌우하던 1기 부시 행정부 초기와 비슷하다. 민주주의 원칙을 강조하고 반미적인 제3세계 국가들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공약은 보수층 표를 얻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현실화될 경우 초강대국 미국의 대외정책으로는 많은 논란이 예상된다.
세인트폴(미네소타주)/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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