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년 이후 미 대선 결과
실업·성장률 등 반영한 대선 예측들 “집권당 불리”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가 이달 초 전당대회를 치른 이후부터 여론조사에서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후보를 줄곧 앞서고 있지만, 경제적 변수들을 반영한 이른바 ‘경제 모델’은 거의 예외 없이 오바마의 대선 승리를 예측하고 있다.
아브라모비츠 에모리대 정치학 교수는 오바마가 대선에서 54.3% 대 45.7%의 득표율로 매케인에 앞서며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10일 전했다. 그는 1988년부터 다섯 번의 미국 대선에서 득표율의 승자를 정확히 예측했다. 그가 ‘변화할 때’란 이름을 붙인 대선 예측 모델은 경제성장률과 조지 부시 대통령의 지지도 등 여러 변수를 반영한다. 톰 홀브룩(위스콘신대)·마이클 루이스벡(아이오와대)·브래드 로커비(템플대) 등 저명한 미국의 정치학 교수들도 각각 조금씩 차별성을 지닌 경제모델을 활용해 오바마의 승리를 점쳤다.
경제모델을 운용하는 크리스 바바리스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 회장은 11월에 오바마가 거의 10%포인트 차이로 승리할 것으로 예측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지난 14번의 대선에서 12번의 승패를 정확히 예측한 이 업체는 실질경제성장률과 실업률, 에너지 가격 변화 등의 변수를 반영하는 경제모델을 갖고 있다. 바바리스 회장은 “2008년은, 경제가 (대선의) 결정적 요인으로 떠오른 드문 해 가운데 한 해”라고 말했다.
경제모델의 원리는 간단하다. 경기가 좋지 않으면 현직 대통령 소속 정당의 후보에게 불리하다는 것이다. <시엔엔 머니닷컴>은 2004년 8월 경제모델을 통해 조지 부시 대통령의 승리를 예측하는 기사를 내면서, “경제성장률이 2.6%를 밑돌면 정권이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실제 미국 경제는 바닥이다. 실업률은 6.1%(8월), 연 경제성장률은 1.5%(미 의회예산국 추정), 지난 7월 인플레이션은 5.6%(전년 동기 대비) 등으로 집권당 후보인 매케인에게 좋지 않은 소식들뿐이다. 하지만 모델은 어디까지나 예상일 뿐이며 인종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들을 다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를 지녔다. 주별 선거인단 확보로 결정되는 대선의 특징은 또다른 변수이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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