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구제금융 빅5
포린폴리시 ‘빅5’ 꼽아
역대 최대 구제금융은 금융 자본주의의 메카인 미국에서 일어났다고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인터넷판에서 분석했다.
<포린폴리시>는 17일, 역대 최대 규모의 구제금융은 아버지 조지 부시 대통령 당시 저축대부조합(S&L) 위기에 대한 2천억달러(이하 2008년 미 달러화 기준) 구제금융이라고 집계했다. <포린폴리시>는 미국을 비롯해, 한국, 인도네시아, 브라질, 아르헨티나에서 있었던 구제금융 사례를 ‘빅5’로 꼽았다.
1989년 미국 저축대부조합 위기 때 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2천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책을 발표했다. 1980년대말~1990년대초까지 심각했던 저축대부조합의 도산 위기가 원인을 제공했다. 이 사태는 1천개가 넘는 저축대부조합들이 문을 닫은 뒤인 1995년에서야 진정됐다.
1997년 12월 한국을 강타했던 외환위기에도 780억달러라는 거액이 투입됐다. 당시 한국 정부는 외환 부족으로 국가부도위기에 처하자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이런 심각한 경제위기가 한국의 정권교체까지 초래했다고 <포린폴리시>는 전했다.
1990년대 후반 아시아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인도네시아도 명단에 올랐다. 1998년1월부터 1999년4월까지 580억~647억달러 규모로 아이엠에프의 구제금융이 이루어졌다. 물가상승률이 80% 가까이 치솟는 등 위기상황이 잇따랐으며, 외국으로 재산을 빼돌린 집권층에 맞서 국민들이 대규모 항의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남미의 두 나라도 아이엠에프와 세계은행에 손을 벌렸다. 브라질은 1998년 11월(567억달러)과, 2001년 8월(163억달러), 2002년 8월(367억달러)에 세차례나 구제금융을 받았다. 아시아와 러시아의 금융위기가 남미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구제금융을 요청했지만, 공공부채가 느는 등 상황이 더 악화되자 두 차례 더 구제금융이 이뤄졌다. 아르헨티나 역시 16%에 달하는 높은 실업률을 기록한 최악의 경기악화로 2000년에 507억달러, 2001년에 15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제공받았다. 그럼에도 아르헨티나는 2001년 12월 810억달러의 대외채무에 대해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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