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테네시주 내슈빌 벨몬트대학에서 열린 미국 대선 대통령 후보 2차 토론회 시작을 앞두고 버락 오바마(왼쪽) 민주당 후보와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내슈빌/AP 연합
2008 미국대선 2차 토론회
경제이슈 격돌…시종 공세적 태도
오바마 침착…“선두에 유리한 토론”
부동층 여론조사선 20~30%p 격차 미국 대선을 만 4주일 남겨놓은 7일 저녁 테네시주 내슈빌 벨몬트대에서 열린 대선후보 2차 토론은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이번 토론은 타운홀미팅에 미국 대선 역사상 처음으로 청중과 인터넷 질문에 답하는 형식을 도입해 많은 관심을 끌었다.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는 최근 전국 여론조사에서 6~8%까지 뒤지고 스윙주(경합지역 주)들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공세적인 태도로 역전의 기회를 노렸다. 매케인은 자신이 선호하는 타운홀 형식의 이날 두번째 토론에 앞서 상당한 준비를 하며 “장갑을 벗고 몰아붙이겠다”고 공언했다. 매케인은 토론에선 최근 자신의 진영이 제기했던 오바마의 과거 인맥들에 대한 공세를 빼고, 정책에 대한 공격으로 일관했다. 토론에서 안정적인 이미지 구축에 주력한 오바마의 침착한 태도는 이에 무너지지 않았다. 매케인은 8일 뒤 3차 토론에서 마지막 기회를 잡아야 할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이게 됐다. <워싱턴 포스트>는 “많이 기대했던 타운홀 형식의 토론이었지만, 두 후보가 과거 써왔던 토론자료를 반복했다”고 평가했다. <뉴욕 타임스>도 “최근 두 후보 진영이 교환한 험악한 언사들을 고려한다면 지루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다”고 평가했다. 공화당 전략가인 앨릭스 카스텔라노스까지도 “오바마가 초반 경제문제에서 점수를 땄고 매케인이 후반 외교정책에서 점수를 땄지만, 두 후보 모두 똑같은 답변으로 이전 토론과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다”며 “현상유지의 토론은 선두주자에게 유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90분 토론 가운데 경제 관련 토론이 1시간 정도 이어졌다. 오바마는 “미국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에 직면했다”며 “지난 8년간 조지 부시 대통령과 그에 동조해온 매케인의 정책에 대한 최후의 심판”이라고 부시와 매케인을 함께 공격했다. 그는 자신의 경제정책을 중산층에 대한 세금감면과 지방정부 지원, 의료보험 개혁, 에너지 독립정책으로 요약했다. 반면 매케인은 오바마의 정책은 증세정책이라고 비난하며, 불량 주택모기지를 정부가 인수하도록 한 3000억달러 법안이 자신의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단아’라는 이미지 대신 위기를 해결할 ‘개혁가’와 ‘초당적 정치인’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려 노력했다. 그는 또 석유기업에 특혜를 준 에너지 법안에 대해 언급하면서 흥분한 나머지 “저 인간(that one)은 찬성을 했고, 나는 반대했다”고 막말을 하기도 했다.
설전은 외교·국방 분야에서도 이어졌다. 매케인은 “오바마는 이라크전에 대한 병력 증파, 러시아의 그루지야 침공 과정에서 오판을 했고, 파키스탄을 공격하려 했다”며 “미국의 국가안보를 책임지기 위해서는 지식과 경험, 판단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오바마처럼) 대통령 ‘직업훈련’을 할 시간이 없다”고 주장했다. 오바마는 “이란 폭격을 노래부르고 북한의 제거를 촉구했고, 아프간전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라크 침공을 외쳐댔던 사람이 매케인”이라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국가예산에 엄청난 주름을 안겨주고 테러와의 전쟁을 위한 미국의 능력을 훼손한 정책을 바꾸겠다”고 맞받았다. 토론 직후 <시엔엔>(CNN)이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부동표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여론조사에서 오바마는 59% 대 37%로 매케인을 누른 것으로 조사됐다. <시비에스> 조사에서도 오바마는 54% 대 24%로 우위를 보였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오바마 침착…“선두에 유리한 토론”
부동층 여론조사선 20~30%p 격차 미국 대선을 만 4주일 남겨놓은 7일 저녁 테네시주 내슈빌 벨몬트대에서 열린 대선후보 2차 토론은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이번 토론은 타운홀미팅에 미국 대선 역사상 처음으로 청중과 인터넷 질문에 답하는 형식을 도입해 많은 관심을 끌었다.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는 최근 전국 여론조사에서 6~8%까지 뒤지고 스윙주(경합지역 주)들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공세적인 태도로 역전의 기회를 노렸다. 매케인은 자신이 선호하는 타운홀 형식의 이날 두번째 토론에 앞서 상당한 준비를 하며 “장갑을 벗고 몰아붙이겠다”고 공언했다. 매케인은 토론에선 최근 자신의 진영이 제기했던 오바마의 과거 인맥들에 대한 공세를 빼고, 정책에 대한 공격으로 일관했다. 토론에서 안정적인 이미지 구축에 주력한 오바마의 침착한 태도는 이에 무너지지 않았다. 매케인은 8일 뒤 3차 토론에서 마지막 기회를 잡아야 할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이게 됐다. <워싱턴 포스트>는 “많이 기대했던 타운홀 형식의 토론이었지만, 두 후보가 과거 써왔던 토론자료를 반복했다”고 평가했다. <뉴욕 타임스>도 “최근 두 후보 진영이 교환한 험악한 언사들을 고려한다면 지루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다”고 평가했다. 공화당 전략가인 앨릭스 카스텔라노스까지도 “오바마가 초반 경제문제에서 점수를 땄고 매케인이 후반 외교정책에서 점수를 땄지만, 두 후보 모두 똑같은 답변으로 이전 토론과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다”며 “현상유지의 토론은 선두주자에게 유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90분 토론 가운데 경제 관련 토론이 1시간 정도 이어졌다. 오바마는 “미국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에 직면했다”며 “지난 8년간 조지 부시 대통령과 그에 동조해온 매케인의 정책에 대한 최후의 심판”이라고 부시와 매케인을 함께 공격했다. 그는 자신의 경제정책을 중산층에 대한 세금감면과 지방정부 지원, 의료보험 개혁, 에너지 독립정책으로 요약했다. 반면 매케인은 오바마의 정책은 증세정책이라고 비난하며, 불량 주택모기지를 정부가 인수하도록 한 3000억달러 법안이 자신의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단아’라는 이미지 대신 위기를 해결할 ‘개혁가’와 ‘초당적 정치인’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려 노력했다. 그는 또 석유기업에 특혜를 준 에너지 법안에 대해 언급하면서 흥분한 나머지 “저 인간(that one)은 찬성을 했고, 나는 반대했다”고 막말을 하기도 했다.
설전은 외교·국방 분야에서도 이어졌다. 매케인은 “오바마는 이라크전에 대한 병력 증파, 러시아의 그루지야 침공 과정에서 오판을 했고, 파키스탄을 공격하려 했다”며 “미국의 국가안보를 책임지기 위해서는 지식과 경험, 판단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오바마처럼) 대통령 ‘직업훈련’을 할 시간이 없다”고 주장했다. 오바마는 “이란 폭격을 노래부르고 북한의 제거를 촉구했고, 아프간전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라크 침공을 외쳐댔던 사람이 매케인”이라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국가예산에 엄청난 주름을 안겨주고 테러와의 전쟁을 위한 미국의 능력을 훼손한 정책을 바꾸겠다”고 맞받았다. 토론 직후 <시엔엔>(CNN)이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부동표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여론조사에서 오바마는 59% 대 37%로 매케인을 누른 것으로 조사됐다. <시비에스> 조사에서도 오바마는 54% 대 24%로 우위를 보였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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