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 스톤 감독
망나니같은 젊은 시절을 보냈음에도 미국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 백악관에 두 차례나 입성한 대통령. 사상 최초의 본격적인 미국 본토 공격이었던 9·11테러를 맞았고, 그 뒤 ‘테러와의 전쟁’을 내세워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침공한 대통령. 집권기의 경제정책이 정권 말기에 총체적 금융대란으로 나타난 대통령.
지난 8년간의 조지 부시 대통령 집권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가운데, 올리버 스톤 감독이 부시 대통령의 일생을 소재로 만든 영화 (사진)가 오는 17일 미국에서 개봉한다.
부시 역은 <구니스>에 출연했던 조슈 브롤린이 맡았다. 아버지 부시와 어머니, 아내 등 일가 뿐 아니라, 딕 체니 부통령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과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 등 현존 ‘부시 세력’으로 분장한 배우들이 등장한다. 부시의 꾀주머니이자 오른팔이었던 칼 로브 전 백악관 정치고문도 빠지지 않았다.
영화 는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 지지를 공언한 바 있는 스톤 감독이 대통령 선거가 한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개봉해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의혹을 받는다. 스톤은 최근 <시엔엔> 인터뷰에서 정치적 견해가 영화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해명하면서, “단지 그 사람을 이해하고 싶었을 뿐이다. 어떤 악의도 증오도 없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 영화가 “정치적인 영화라기보다는 △정치를 하지 않았어야 했던 한 사내가 어떻게 정치에 발을 들여놨는지 △아버지가 어떻게 아들을 잘못 이해하는지 △유명한 아버지 그늘에 놓인 아들은 어떻게 고생하는지 등에 관한 이야기”라고 전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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