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순간에 적합한 인물” 평가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유력 언론들이 잇따라 오바마 지지를 선언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7일치 ‘버락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제목의 사설을 통해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지를 분명히 했다. 중도 성향의 미국 대표 언론인 이 신문은 국내 정책에서는 민주당에 가깝지만, 이라크전 문제와 국제 이슈에서는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 쪽에 서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준비되지 않은 부통령 러닝메이트를 무책임하게 선택하는 등 매케인의 실망스러운 캠페인”을 지적하면서 “무엇보다 오바마가 보여준 놀라운 자질 때문에 그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오바마는 신중하지만 우유부단하지 않고, 말을 잘하면서도 실질과 내용을 가지고 있고, 확신에 차 있으면서도 반대 견해를 경청한다. 위기의 순간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게 이 신문의 평가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16일치 사설에서 ‘7천억달러 구제금융법안에 대한 완전히 다른 대응’을 오바마 지지의 결정적인 원인으로 꼽았다.
이 신문은 “갑자기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워싱턴으로 돌아가 협상에서 별 역할도 하지 못한 채 위기감만 증폭시킨” 매케인과 달리 “오바마는 차분함과 신중함의 전형을 보여주었으며, 지도자가 한 순간에 여러가지 일을 해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또, “지난 20개월의 가차 없는 검증을 통해 경험부족의 의구심도 떨쳤다”고 진단했다.
신문사들의 특정 후보 지지는 미국 대선에서 막판 여론 형성에 영향을 끼친다. 미국 미디어비평 전문지인 <에디터 앤 퍼블리셔>는 17일 현재 사설을 통해 오바마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언론사가 매케인 지지 언론사를 3대 1로 앞서고 있다고 집계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