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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오바마 당선 연설 “미국에선 모든 것이 가능하다”

등록 2008-11-05 19:12수정 2008-11-05 22:29

“오래 걸렸다. 하지만 우리가 오늘 이 선거를 치르면서 오늘 밤 미국에 변화가 찾아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4일(현지시각) 사실상 당선이 확정된 뒤 시카고 그랜트공원 연설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이 즐겨 쓰던 공격적 언사 대신 ‘변화’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변화는 2007년 2월 그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줄곧 붙잡아 온 화두였다. 부시 행정부의 실정과 워싱턴 정가의 행태에 지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코드’이기도 했다.

우선 오바마 당선자는 화합을 통한 정치권의 변화를 주문했다. 오바마는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의 선전에 경의를 보냈다. 뿐만 아니라, 시카고가 속한 일리노이주 하원의원 출신으로 공화당이 배출한 첫 대통령이자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을 들어 공화당을 한껏 추어올렸다. 그는 “공화당은 독립심과 개인의 자유, 국가 통합의 가치 위에 세워진 당”이며 “이는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가치”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지금보다 훨씬 갈라져 있던 시절 링컨이 말했던 것처럼, 우리는 적이 아니라 친구이며 이 나라에서 우리는 한몸으로 뜨고 진다”며 화합을 역설했다. 오바마는 “우리의 답변(선거 결과)은 청년과 노인들,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 흑인, 백인, 히스패닉, 아시아계와 아메리카 원주민들, 동성애자와 이성애자,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연설에서 오바마는 미국이 민주주의의 본고장임을 강조하고, 다시금 ‘존경받는 나라, 미국’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미국에선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심하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미국)의 민주주의를 의심하는 사람이 있다면, 오늘 밤이 그 의심에 대한 답변이다”라며 “우리 영토 밖의 의회와 궁정에서, 그리고 전세계 잊혀진 곳들에서 라디오 앞에 모여 앉아 오늘 밤을 바라보는 이들이여, 우리(미국)는 하나의 예일 뿐이지만 우리 (민주주의의) 운명은 여러분과 공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화되고 있는 두 곳의 전쟁과 최근 금융위기로 힘겨워하는 미국인들에게 오바마는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그는 애틀랜타주의 106살 여성 유권자 앤 닉슨 쿠퍼의 예를 들어 “미국에서 106년 동안 가장 훌륭한 시대와 어두운 시대를 모두 겪어본 그(쿠퍼)는, 미국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알기 때문에 오늘 투표소에 나왔던 것”이라고 외쳤다. 오바마의 지지자들은 지난 100여년 미국의 영락을 되짚으며, 그의 선거 구호였던 “예스 위 캔”(그래, 우린 할 수 있다)으로 화답했다.

오바마 당선자는 러닝메이트였던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당선자를 비롯한 선거 캠프와 부인 미셸과 두 딸,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가 다른 형제들 및 3일 숨진 외할머니에게 감사 인사를 한 뒤, “이 모든 분들보다, 이번 승리가 진정으로 누구의 것인지는 결코 잊지 않겠다. 승리는 여러분의 것”이라며 지지자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나는 결코 유력한 후보가 아니었다. 시작할 땐 자금도 지지도 넉넉지 않았다”며 “우리의 선거운동은 워싱턴의 홀이 아니라 디모인의 뒤뜰과 콩코드의 거실, 찰스턴의 앞마당에서 시작했다”며 ‘풀뿌리 선거운동’의 성공을 자축했다.

이날 오바마는 조지 부시 대통령의 연설에 자주 등장하던 ‘테러’나 ‘공격’ 등의 단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상대를 위협하거나 협박한 말은 “세계를 찢어놓으려는 사람들은 물리치겠다”는 짧은 한마디뿐이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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