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 후보가 4일 밤 애리조나주에서 패배를 공식 선언한 뒤, 러닝메이트인 세라 페일린 공화당 부통령 후보의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 애리조나/AP 연합
공화당은 험로 예고…“앞으로 몇달 험악한 시간”
4일 밤 11시15분(현지시각), 존 매케인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대선 개표 결과를 실시간으로 중계하던 <시엔엔>(CNN) 방송에 얼굴을 드러냈다. 그는 자신의 지역구인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빌트모어 호텔에 마련된 연단에 천천히 올라섰다. <시엔엔>이 출구조사를 바탕으로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는 긴급 자막을 내보낸 지 15분이 지났을 때다. 무대에 서기 앞서 그는 먼저 버락 오바마 당선자에게 축하 전화를 걸었다.
연단에 선 매케인은 웃음을 띤 얼굴로 ‘아름다운 패배자’의 모습을 보였다. “친구들! 와줘서 고맙다. 긴 여행은 끝났다. … 결과가 달랐더라면 좋았겠지만, 길은 힘들었다.” 그의 연설 중간중간에 지지자들은 “매~케~인!”을 외쳤다. “오바마에게 축하를 보낸다. 오바마 상원의원은 역사적인 승리를 통해 자기 자신과 미국을 위해 대단한 일을 해냈으며,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가 주저 없이 패배를 시인하자, 지지자들은 “뷰티풀!”(멋지다)을 연발했다.
지난 수개월 동안 오바마가 경험이 부족하다고 비판해온 매케인은 새 대통령에게 초당적 힘을 몰아주자고 제안했다. “오바마를 축하해줄 뿐만 아니라, 그가 필요한 화합을 찾을 수 있도록, 우리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이 위험한 세계에서 우리의 안보를 지키고 번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우리의 아들딸과 손자손녀들에게 우리가 물려받은 나라보다 더 강하고, 더 나은 나라를 물려줄 수 있도록 (오바마에게) 우리의 선의와 노력을 보내자.”
매케인은 아름답게 마지막을 장식했지만, 8년 만에 민주당에 행정부와 의회 권력을 모조리 내준 공화당의 앞날은 참담하다. “앞으로 몇 달은 공화당에 매우 험악한 시간이 될 것이다. 곳곳에서 손가락질과 비난이 난무할 것이다.” 퍼거스 컬런(36) 공화당 뉴햄프셔주위원회 의장은 <워싱턴 포스트>에 공화당의 암울한 미래를 털어놨다. 이 신문은 “많은 이들이 ‘공화당원들은 이라크와 조지 부시 대통령의 어두운 그림자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류이근 김외현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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