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외교’ 조언자들 중용할 듯
북핵 전담대사 둘지 관심
북핵 전담대사 둘지 관심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반도 문제의 실무를 맡게 될 한반도 정책 라인의 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행정부에서 한반도 정책을 담당할 라인은 크게 외교와 국방 두 축으로 나뉜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을 맡아 6자 회담 수석대표를 겸한 동아태 차관보와 백악관 내 국가안전보장회의 산하 아시아담당 선임국장 자리가 핵심이다. 국방부에선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담당하는 차관보 이하 전담팀이 있다. 이들 자리에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한반도 정책을 포함한 아시아 정책에 대한 외부 자문그룹에 참여해 온 전문가와 전직 관료군이 포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들의 일차적 관심분야는 한반도보다는 중국이나 일본 쪽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동아태 차관보를 비롯한 외교·안보 쪽 차관보급 자리에는 외부 자문그룹에서 동아시아지역 총괄 책임을 맡았던 제프 베이더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중국 이니셔티브 책임자)과 한반도 팀장인 프랭크 자누지 상원 외교위 전문위원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예일대 동문으로 국무부에서 일한 적이 있는 두 사람은 새 행정부의 ‘다자주의’와 ‘동맹 강화’의 외교정책을 실행에 옮길 적임자로 꼽힌다.
베이더 선임연구원은 2002년 국무부를 퇴직하기까지 나미비아 대사를 거쳐 동아태 부차관보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국장, 미 무역대표부 등을 섭렵한 중국통이다. 특히 90년대 미-중 관계 회복에 한몫을 했고, 중국의 세계무역기구 가입과 관련한 협상을 담당했다.
자누지 전문위원은 상원에서 근무하기 전 국무부 정보조사국에서 한반도 관련 분석관으로 일한 적이 있다. 상원 전문위원으로 북한을 수차례 방문하는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엔 일본 교토대학교에서 연수를 하는 등 일본 쪽 사정에도 밝다. 그러나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당선자와의 관계 때문에 부통령실이나 국가안보회의 쪽으로 갈 가능성도 점쳐진다. 브루킹스연구소 동북아정책연구센터 책임자인 리처드 부시 선임연구원도 후보군에 거론된다.
오바마 캠프 안에선 국무장관에 버금가는 언론의 주목을 받는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자리를 본연의 동아태국 업무를 관장하는 동아태 차관보와 북핵 협상을 전담하는 차관보급 대사로 분리하는 문제를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구체적 인선은 이 문제가 정리된 뒤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누가 국무장관이 되느냐도 동아태 차관보 인선에서 큰 변수이다. 리처드 홀브룩 전 유엔대사가 국무장관에 임명되면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가 차관으로 승진할 것이 점쳐진다.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가 국무장관이 되면 보좌역인 토니 남궁 박사도 차관보 자리에 욕심을 낼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내 한반도 정책을 맡을 동아시아국 담당 차관보에는 동아태 부차관보 경력의 커트 캠벨 신미국안보센터(CNAS) 소장이 유력하다. 그는 지난해 이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 자리를 정리하고 민주당 성향의 싱크탱크를 만들어 오바마 외부자문그룹의 일원으로 적극 참여해 왔다. 국방장관 보좌관 경력의 데릭 미첼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국방부나 국가안보회의에서 동아시아 문제를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 1994년 제네바 합의 당시 대북 협상에 참여한 조엘 위트 전 국무부 조정관의 국무부 복귀도 점쳐진다. 위트 전 조정관은 최근 넌-워너 프로그램에 따른 북한 핵과학자 재교육 등의 연구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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