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행정부 “다른 산업과 형평성 고려” 난색
미국 자동차 산업이 생사의 기로에 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의회 다수당인 민주당은 조지 부시 행정부에 자동차업체에 대한 3차 구제금융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와 미국 2대 자동차업체인 포드는 올 3분기(7~9월) 각각 25억달러, 1억9천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앞서 4일 발표된 두 회사의 10월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48%, 59%나 감소했다.
일본 업체에 밀려 고전하던 미국 자동차 산업은 지난 여름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3.8ℓ) 4달러까지 치솟으면서 극심한 판매량 부진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신청 이후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은 지엠·포드·크라이슬러 등 미 자동차 3사의 돈줄을 바짝 죄이면서, 미 자동차업체를 사상 최대 위기로 몰아넣었다.
지엠 쪽은 “만약 정부가 극적인 전환점을 마련해주지 않는다면, 공장을 계속 돌리는 데 필요한 현금이 연말에 바닥날 것”이라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8일 전했다.
미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래리 리드 원내대표는 8일 헨리 폴슨 재무장관 앞으로 서한을 보내 “건강한 자동차 산업은 금융시장의 안정과 전체 경제의 활력을 회복하는 데 핵심”이라며 “경기하강과 금융시장의 위기가 국내 자동차산업과 종사자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뉴스>가 전했다. 이들은 행정부가 7천억달러 구제금융 대상에 자동차업체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바마 당선자도 자동차 산업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자동차 산업은 미국 제조업의 척추”라며 “석유에 대한 외부 의존도를 줄이려는 우리의 시도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제조업을 살리고, 에너지 효율을 높인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도록 자동차 업체에 대한 자금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미 의회는 연료 효율을 높인 자동차 개발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250억달러를 지원한데 이어, 지난 9월 2차로 250억달러를 지원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모두 500억달러를 지원받는 자동차업체의 경영진들과 노조는 지난 주 의회를 방문해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부시 행정부는 곤란하다는 태도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부시 행정부가 (지난 9월 지원한) 250억달러 지원 이상의 새로운 지원을 주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산업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한 탓이다. 릭 왜고너 지엠 최고경영자(CEO)는 “지엠을 파산하게 놔두면 리먼브러더스와 같은 사태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5%, 직접 고용인원 40만명을 거느린 자동차 산업이 무너진다면, 미국 경제에 커다란 재앙을 몰고 올 수 있다. 이는 ‘대마불사’의 논리로 작용해, 미국 정부와 의회가 3차 지원에 나설 가능성을 높게 하고 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월스트리트저널>은 “부시 행정부가 (지난 9월 지원한) 250억달러 지원 이상의 새로운 지원을 주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산업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한 탓이다. 릭 왜고너 지엠 최고경영자(CEO)는 “지엠을 파산하게 놔두면 리먼브러더스와 같은 사태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5%, 직접 고용인원 40만명을 거느린 자동차 산업이 무너진다면, 미국 경제에 커다란 재앙을 몰고 올 수 있다. 이는 ‘대마불사’의 논리로 작용해, 미국 정부와 의회가 3차 지원에 나설 가능성을 높게 하고 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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