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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탈미국·탈달러’ G20, 새판짜기 움직임 활발

등록 2008-11-09 19:45수정 2008-11-10 01:03

변화하는 미국 변화하는 세계 ③ 새 국제경제질서
EU, IMF 재편·금융규제 강화 등 한목소리
중·러·인도 등 신흥국 역할 확대 거센 요구
달러체제 도전도…오바마 수용 여부 주목

미국의 제44대 대통령에 선출된 버락 오바마는 미국 중심의 세계경제 질서에 대한 외부의 거대한 도전에 맞닥뜨렸다. 국제정치에서 다극화 요구와 도전이 거센 가운데 세계경제 질서에서도 다극화를 요구받는 현실이다.

유럽연합(EU) 27개국은 오는 15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주요·신흥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새로운 국제금융질서 수립에 한목소리를 내기로 7일(현지시각) 합의했다. △세계 금융감시기구로 국제통화기금(IMF) 재편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와 감독 강화 △과도한 금융리스크 회피 등 5개 세부 원칙에 단일한 목소리를 내자는 것이다. 또 정상회의가 열리는 15일을 기준으로 100일 이내 세계 금융개혁을 완료하겠다는 시한도 못박았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세계금융 ‘게임의 룰’을 바꾸기 원한다”고 말했다고 <에이피> 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지난 9월25일 페어 슈타인브뤼크 독일 재무장관은 의회 연설에서 “미국은 금융의 ‘슈퍼파워’ 지위를 잃고, 세계 금융시스템은 다극화될 것”이라며 “아시아·중동·유럽의 견실한 펀드와 은행들이 새로운 금융시스템에서 더 큰 구실을 할 것”이라고 미국에 도전했다.

브레턴우즈 체제가 만들어진 지 64년 만에, ‘신브레턴우즈 체제’ 요구가 드세다. 최근 금융위기가 다름 아닌 미국에서 비롯됐던 탓에 이런 목소리는 더욱 힘을 얻고 있다. 1944년 7월 만들어진 브레턴우즈 체제는 달러를 금에 고정(금 1온스(28.35g)=35달러)시키는 대신, 다른 통화를 달러에 고정시키는 고정환율제를 채택했다. 기축통화로서 달러는 군사력과 함께 미국의 세계 헤게모니를 뒷받침하는 핵심적 도구로 기능했다.

오바마 당선자가 직면한 도전은 금융규제 강화와 신흥국의 역할 확대 요구, 그리고 달러체제 이탈 움직임이다.

오바마 당선자는 금융위기를 부른 월가를 성토하며, 금융규제 강화를 역설해 왔다. 오바마는 지난 10월7일 대선 후보 2차 토론회에서 “지난 8년 동안 조지 부시 대통령의 규제 완화, 감독 부실이 금융위기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이 부분에선 신브레턴우즈 체제를 요구하는 국제사회와 다르지 않다. 삼성경제연구소는 5일 “오바마 당선자가 미국 내 금융시스템의 개혁과 함께 글로벌 금융시스템 개편을 위한 국제공조를 강화해 나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오는 15일 열릴 주요·신흥20개국 정상회의에 앞서 새 국제 금융질서 판짜기에 자신들의 이해와 목소리를 반영하려는 국제사회의 움직임들이 활발하다.

중국·러시아·인도·브라질 등 ‘브릭스’(BRICs) 4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의 6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들도 7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회의를 열었다. 이들은 주요·신흥20개국 정상회의에서 금융규제 강화와 함께 국제통화기금에서 신흥국의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는 데 공동 보조를 취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달러체제에 대한 도전이 거세다. 줄리오 트레몬티 이탈리아 경제장관은 “오늘날 달러가 브레턴우즈의 통화이지만, 이제 그것은 다른 조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최근 전했다. 지난달 28일엔 세계 1·3위 외환보유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총리가 만나, 달러 기축통화체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원자바오 총리는 “다양한 통화 사용을 통해 국제 통화 시스템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달러에 기반을 둔 세계 금융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거들었다. 중-러,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이란-타이 간 무역에서는 달러가 아닌 상대국 통화, 물건으로 주고받는 방안이 합의됐거나 논의 중이다.

외부로부터 이런 거센 도전을 받고 있지만, “오바마가 어떤 역할을 할지 불투명”(<월스트리트 저널> 6일치)하다. 당선자 신분인 그가 15일 정상회의에 참석할지조차 불투명하다. 다만 그가 금융규제와 신흥국의 역할 확대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달러체제 등 미국의 사활적 이해에 대한 민감한 도전들을 받아 줄 가능성은 낮다. 다극화와 다자주의를 요구하는 유럽 등 다른 나라와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가 오바마의 과제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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