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15일(현지시각) 미국 유에스(US)항공 소속 여객기가 이륙 직후 새떼와 충돌해 뉴욕 허드슨강에 불시착한 뒤, 승객들이 비행기 날개 위에 서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승객과 승무원 등 155명의 탑승자 전원이 무사히 구조됐다. 뉴욕/AP 연합
엔진정지 뒤도 침착한 대응
도심지 피해 강에 착륙
도심지 피해 강에 착륙
“허드슨강의 기적.”
데이비드 패터슨 뉴욕주지사는 15일 허드슨강에 불시착한 여객기 사고에서 탑승자 155명 전원이 모두 무사히 구조되자, 이렇게 놀라움을 표현했다. 영하 7℃의 추운 날씨에 여객기가 강물에 빠졌지만, 신속한 구조작업과 조종사의 기지로 참사를 면했다.
이날 오후 3시30분께 고층빌딩이 즐비한 맨해튼의 허드슨강에 유에스(US)항공 소속 1549편이 불시착하자, 많은 뉴욕 시민들이 2001년 9·11 테러 당시 여객기가 세계무역센터에 충돌했던 악몽을 떠올렸다고 <뉴욕 타임스>가 전했다. 1시간여가 지난 뒤, 승객 150명과 조종사·승무원 5명이 모두 구조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에야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승객 1명이 다리를 다친 것 외에, 중상을 입은 이는 없었다고 의료진들은 전했다.
사고 여객기는 이날 뉴욕 라과디아 공항을 이륙하자마자 새떼와 충돌해 2대의 엔진이 모두 멈춰버렸다. 하지만 조종사 체슬리 슐렌버거 3세(57)는 침착하고 빠른 판단력으로 위기를 모면해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는 맨해튼의 인구밀집 지역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허드슨강으로 비상착륙을 시도했고, 승객들에게 착륙 시 충격에 대비해 버팀목이 될 만한 것들을 단단히 잡으라고 당부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조종사가 대단한 일을 해냈다”고 칭찬했다. 허드슨강의 통근용 페리와 수상택시들도 반쯤 물에 잠긴 여객기의 날개 위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승객들을 도왔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1990년부터 2005년까지 미국에서 새떼와 충돌한 여객기 사고는 6만5천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27년 전 워싱턴 포토맥강에 불시착했던 에어플로리다 여객기 사고에선 모두 78명이 숨지고, 5명만 구조됐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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