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첫 공식기자회견
“당장 조처 없으면 일본꼴” 압박
“당장 조처 없으면 일본꼴” 압박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재앙이 될 것이다. 위기가 재앙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통령을 맡고 있는 한 무엇이든 할 것이다. 의회는 법안을 이번주에 최종적으로 통과시켜야 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국정 최고의 현안인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화당과의 타협보다는 대국민 직접 호소를 선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9일 취임 이후 첫 프라임타임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공약했던 초당적 협력을 통한 워싱턴 정치의 변화보다는 일자리를 지키고 창출하는 과제가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경제위기 극복의 첫걸음이 될 경기부양 법안의 조속한 의회 통과를 압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과 인디애나주 타운홀 집회에서 “경제위기의 긴급성이 지금 현재로서는 단합의 필요성을 압도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경기부양법 통과를 위한 초당적 합의에 대한 희망을 일단 접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뉴욕 타임스>는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태도 변화는 지난주 하원 표결에서 단 한명의 공화당 의원도 찬성표를 던지지 않고, 상원 타협안에 3명의 공화당 중도파 의원만이 동참한 데 따른 것이다. 더 이상의 논란과 지연은 현재로선 유일한 희망인 경기부양 법안의 발목을 잡아 ‘재앙’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경제위기를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대의 위기로 규정하면서, 단호하고 긴급한 조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일본처럼 ‘잃어버린 10년’을 보낼 수도 있다고도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 모두 발언을 통해 지난달 해고자 수가 59만8천명이 발생했고, 이 숫자는 메인주의 전체 취업자 수와 맞먹는다는 등의 실례를 들어가면서 위기감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확산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적 지지 확산을 통해 반대하는 공화당을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기부양 법안이 오는 16일 대통령의 날을 맞아 의회가 휴회에 들어가기 전에 통과될 수 있기를 강력하게 희망한다고도 밝혔다. 이를 위해선 상원 통과 뒤 상·하원의 협상을 거쳐 이번 주말까지 최종안에 대한 상·하원 통과가 이뤄져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인디애나주 엘크하트에서 타운홀 미팅을 한 데 이어 플로리다와 일리노이주의 극심한 경제위기 피해지역에서 선거유세식의 집회를 계속할 예정이다.
취임 3주째를 맞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여론지지율은 70% 안팎을 유지하는 반면, 현재 의회에서 논란을 벌이고 있는 경기부양 법안에 대한 지지는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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