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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검은 링컨’ 뒤로 링컨이 되살아났다

등록 2009-02-11 21:03수정 2009-02-11 21:04

<b>링컨과 함께 춤을</b> 12일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미국 곳곳에서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지난 5일 일리노이주 버팔로 그로브의 한 중학교에서 링컨 전 대통령과 부인 메리로 분장한 이들이 춤을 추고 있다.  버팔로 그로브/AP 연합
링컨과 함께 춤을 12일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미국 곳곳에서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지난 5일 일리노이주 버팔로 그로브의 한 중학교에서 링컨 전 대통령과 부인 메리로 분장한 이들이 춤을 추고 있다. 버팔로 그로브/AP 연합
링컨 탄생 200주년 재조명 물결
12일로 탄생 200주년을 맞은 에이브러햄 링컨(1809~1865) 제 16대 미국 대통령이 233년 미국 역사상 최고의 국가적 ‘성인’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오바마 덕 추모열기 후끈
암살현장도 일반 재공개
“링컨 자체가 미국의 표상”

수도 워싱턴은 물론 링컨의 정치적 고향인 일리노이주 등 미 전역에서 가장 위대한 미국 대통령의 탄생을 기념하는 행사와 전시회 등이 열리면서 ‘링컨 열기’가 뜨겁다. 의회는 지난 2000년부터 링컨 탄생 200주년 기념위를 구성해 올해 행사를 준비해왔다.

링컨과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의 생일을 동시에 기념하는 오는 16일 ‘대통령의 날’(2월 셋째 월요일) 휴일 주간까지 링컨 열기는 계속된다. 특히 올해 200주년은 노예해방자 링컨을 가장 존경하고 따르는 첫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의 대통령 취임으로 의미가 훨씬 커졌다.

링컨 탄생 당일인 12일엔 워싱턴 중심 링컨기념관의 거대한 대리석 링컨 좌상 앞에서 대대적 기념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링컨과 자신의 공통의 정치적 고향인 일리노이주의 주도 스피링필드를 방문해 연설을 하고, 링컨의 무덤에 헌화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링컨의 길을 걷겠다는 의미에서, 링컨이 노예해방선언을 했던 스프링필드의 옛 주의회 청사 앞에서 지난 2007년 2월10일 출마선언을 했다. 지난 8월엔 이곳에서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후보를 소개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식을 앞두고 링컨과 같은 여정으로 기차를 탔고, 취임선서엔 링컨의 성경을 사용하는 등 링컨이 자신의 역할모델임을 강조해 왔다.


1865년 4월14일 링컨이 총탄에 맞아 숨을 거뒀던 워싱턴의 포드극장은 오랜 공사를 거쳐 12일 일반에 재공개된다. 미 의회도 링컨의 주검이 머물렀던 의사당 중앙 로텐다홀에서 추모행사를 연다. 시카고 역사박물관은 링컨이 생전에 사용하던 빗과 죽은 뒤 두 눈을 덮었던 50센트 동전 등 유물들을 전시한다. 또 워싱턴 코코란 박물관은 링컨이 직접 쓴 1864년 남북전쟁 승리선언문 경매를 실시할 예정이다. 링컨의 손때가 묻은 모든 것, 링컨이 말하고 쓴 것 하나하나가 신성시되고 귀중한 소장품이 되고 있는 게 오늘의 미국이다.


링컨은 미국이 독립하기도 전 켄터키주 시골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9개월을 다닌 게 학력의 전부이며 독학으로 변호사가 됐다. 그는 미합중국의 대통령으로서 미국을 분열의 위기에서 구하고 남북전쟁의 마지막 ‘전사자’가 됐다. 링컨이 추앙받는 이유에 대해 역사가들은 “링컨의 삶 자체가 미국인의 표상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로드아일랜드 대법원장을 지낸 프랭크 윌리엄스는 “우리는 링컨이 우리 삶의 반영이자 최선의 모습이라고 생각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0주년 기념위가 낸 통계를 보면, 링컨이 죽은 뒤 쓰여진 링컨 관련 책들만 해도 1만6천종에 달한다. 올해에만도 10여권의 책이 새롭게 출간돼, 이미 링컨의 인간적 삶과 죽음의 진실을 재조명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링컨은 노예제도를 혐오했으면서도 미 연방을 구할 수만 있다면 노예제를 유지할 수도 있다고 말했고, 종교에 대해 자주 얘기하면서도 교회에 한번도 가지 않았던 인물이다.

200주년 기념위 공동의장이자 링컨 연구자인 해럴드 홀저는 “링컨은 우리가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인 동시에 도저히 범접할 수 없는 점을 가진 인물”이라고 말했다. 미국인들에게 링컨은 인간이자 신화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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