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성향 민주의원 교체 추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의 ‘일등 공신’으로 꼽히는 ‘무브온’ 등 풀뿌리 진보단체와 블로거들이 민주당을 ‘더 왼쪽으로’ 이끌기 위한 활동에 나섰다.
26일 무브온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진보적 블로거들은 민주당 내 중도 성향 의원들에 대한 ‘도전’을 통해, ‘더 진보적인’ 민주당이 되도록 압박하겠다고 공표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이날 미국 최대 서비스노조인 국제서비스노조(SEIU)도 이들과 공동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앞으로 중도 성향 민주당 의원들을 교체할 목적으로 ‘정치행동위원회’를 결성해, 진보 성향의 후보자들을 물색하게 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스스로 ‘어카운터빌리티 나우’(Accountability Now)라고 칭한 이들 블로거 그룹은 “오바마 대통령이 거국 연정을 구성하려 하면서 종종 그의 진보적 가치관을 누그러뜨리려는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봐왔다”며, 오바마가 지지기반을 잃을 것이라는 두려움 없이 진보적 정책들을 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룹을 이끄는 블로거 제인 햄셔는 “우리의 목표가 이념적 잣대로 의원들을 솎아내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전형적으로 로비자금에 의해 움직이며, 기업 편에 서 있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도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보장제도 개혁과 같은 오바마의 진보적 정책들이 제대로 실현되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는 뜻이다.
이들은 이미 50만달러의 후원금을 모았으며, 의원들의 의회 투표기록과 지역내 지지도 등을 면밀히 검토하는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무브온과 서비스노조 등은 최근 몇 차례 선거에서 자원봉사와 수천만달러의 선거기금 모금으로 막강한 힘을 과시한 바 있다. 2006년 민주당 예비경선에서 코네티컷주의 네드 러몬트 예비후보는 진보적 블로거들의 도움으로 좀더 보수 성향인 조지프 리버먼을 눌렀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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